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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품을 받고 필라테스 강사 출신 방송인 양정원의 사기 사건을 무마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전 강남경찰서 수사팀장 송모 경감이 첫 재판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3단독 한정석 부장판사는 9일 뇌물수수·직권남용·공무상비밀누설 등 혐의를 받는 송 경감과 알선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된 경찰청 소속 이모 경정, 뇌물공여 혐의를 받는 다단계·가상화폐 사업자 서모씨의 첫 공판을 열었다.
송 경감 측 변호인은 “범죄 사실 전부를 부인하는 입장”이라며 “직위와 관련해 알선하거나 뇌물을 수수한 사실이 없고, 관련 당사자들에게 수사 진행 상황을 말했을 뿐이지 공무상 비밀에 해당하는 사실을 누설한 사실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경정 측도 “술자리에 참석해 비용 부담을 안 한 것은 인정하지만 직무 관련 알선·뇌물을 수수했다는 것은 부인한다”고 말했다.
송 경감은 양정원의 사기 사건을 수사하던 중 양씨 남편 이모씨와 친분이 있던 이 경정의 연락을 받고 사건 무마에 나선 혐의를 받는다. 당시 사기죄로 고소돼 전산상 ‘피의자’로 등록된 양씨를 ‘참고인’으로 임의 변경해 수사 대상에서 제외한 것으로 조사됐다.
송 경감과 이 경정은 이씨로부터 명품 스카프 등 금품과 수백만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송 경감의 보석 심문에서는 압수수색의 적법성을 둘러싸고 변호인과 검찰이 맞섰다. 송 경감 측은 “압수수색 영장에 적시된 혐의는 뇌물수수가 아닌 공무상비밀누설이었는데, 그와 관련 없는 물품을 압수했다”며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주장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중 다량의 현금 등 대가성 물품이 발견돼 추가 영장을 발급받았다”며 해당 영장에 “이씨 및 불상의 사건 관계인”이 명시돼 있고 공무상비밀누설의 대가로 받은 물품도 압수 대상에 포함됐다고 반박했다. 이어 “변호인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하고 있다”며 영장 위반 주장을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은 압수수색 당시 송 경감이 신체 안으로 증거를 숨기려는 모습을 수사관이 목격했다며 증거 인멸이나 도주 우려도 주장했다. 이에 송 경감 측 변호인은 “순경에서 지금까지 일해온 사람의 집을 다 털고 한 가정을 파탄 냈다”고 말했다.
송 경감은 공방을 지켜본 뒤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 지금은 달리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했다.
서씨는 수사 정보와 사건 편의를 제공받는 대가로 송 경감에게 200만원 상당의 상품권을 건넨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다음 재판은 10월 28일 오전 열린다. 송 경감과 이 경정은 현재 직위해제된 상태이며, 양씨 남편 이씨는 지난 5월 송 경감 등에 대한 뇌물공여 혐의로 먼저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