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 야외정원에 전시된 보물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이 70년 넘게 떠돌던 끝에 본래 자리로 돌아간다.
국립중앙박물관은 국가유산청과 여주시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거쳐 석등을 경기도 여주시 고달사지로 현지 이관하기 위한 준비작업에 착수했다고 9일 밝혔다.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국가유산위원회 건축문화유산분과 심의를 마쳤다.
박물관은 지난 4월 보존처리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를 받은 뒤 보존과학부에서 보존처리와 과학적 조사·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학술조사와 분석을 마치면 종합보고서를 발간하고, 고달사지 현장 정비와 보존처리가 끝난 뒤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이관 시점을 결정할 계획이다. 이관 이후 석등은 여주시가 관리한다.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은 고려 전기인 10세기경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쌍사자 석등의 사자 대부분이 서 있는 자세인 것과 달리, 이 석등은 두 마리 사자가 웅크리고 앉은 모습이 특징이다. 고려의 창의적인 조형미를 보여주는 문화유산으로 1963년 보물로 지정됐다.
석등은 고달사지에서 넘어진 채 발견된 뒤 마을 주민이 보관했다. 1958년 서울 종로구 동원예식장 후원으로 옮겨졌고, 1959년 경복궁 경회루 앞으로 이전됐다. 이후 2003년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옮겨져 야외정원에 전시돼 왔다. 2000년 경기도 기전매장문화연구원의 고달사지 발굴조사에서는 석등 지붕돌인 옥개석이 출토됐으며, 이후 보존처리를 거쳐 현재의 모습으로 복원됐다.
국립중앙박물관에 따르면 석조문화유산을 현지로 이관하려면 출토지와 원위치가 확실하고, 해당 장소가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관리돼야 한다. 관리 주체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 명확하고 전시와 관리의 안전이 보장돼야 하며, 본래 용도와 기능에 맞춰 원형 그대로 옮길 수 있어야 한다.
고달사지는 사적으로 지정돼 있어 안전한 공개와 관리가 가능하다고 판단됐다. 다만 현지 이관은 박물관의 보호와 관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환경 변화에 노출되는 일이기도 하다.
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여주 고달사지 쌍사자 석등’의 현지 이관은 문화유산의 맥락을 찾는 뜻깊은 일이지만, 동시에 박물관의 보호와 관리에서 벗어나 현장의 다양한 환경 변화에 마주함을 의미한다”며 “관리이관 이후 국가유산청과 여주시는 석등의 보존관리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