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수입가격 부풀리고 바지업체 동원…할당관세 악용 5천468억원 적발

관세청이 할당관세 제도를 악용한 10개 수입업체를 적발했다. 이들의 위반행위 규모는 5천468억원, 탈세액은 586억원으로 집계됐다.

관세청은 물가 안정을 위해 수입품 관세를 한시적으로 낮추는 할당관세 제도를 악용한 10개 수입업체를 적발했다고 9일 밝혔다. 위반행위 규모는 5천468억원이며 탈세 금액은 586억원이다.

관세청은 올해 2월부터 8월까지 21개 수입업체를 대상으로 기획 관세조사 등을 벌여 이 같은 결과를 냈다. 할당관세는 관세 부담을 낮춰 수입원가와 국내 공급가격을 줄이려는 제도다.

유형별로는 수입가격을 부풀려 수입대금을 과다 송금하거나 법인세를 탈루한 사례가 4천1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바지업체를 이용해 할당관세 물량을 부당하게 확보한 사례는 1천20억원, 할당관세 적용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보관한 사례는 348억원이었다.

바나나 수입업체 A사는 바나나에 할당관세율 0%가 적용되는 점을 악용해 수입가격을 실제보다 높게 신고했다. 부풀린 수입가격을 기준으로 해외 본사에 수입대금을 과다 송금하고, 회계장부에는 매입원가를 과다 계상해 영업이익을 줄이는 방식으로 법인세를 탈루했다.

B사는 여러 바지업체의 명의를 빌려 자신에게 배정된 물량보다 많은 할당관세 물량을 확보했다. 할당관세는 정해진 물량까지만 낮은 세율을 적용하고, 이를 초과하면 기존 관세율을 적용한다.

B사는 바지업체들을 할당물량 배정에 참여시킨 뒤 이들 명의로 할당관세 추천을 받아 저율 관세로 수입·통관하게 했다. 이후 해당 물품을 서류상으로 넘겨받았다. 관세청은 이 과정에서 발생한 수수료 등 불필요한 비용 때문에 유통 가격이 올랐다고 보고 있다.

소고기·냉동고등어·닭고기·설탕 등 할당관세 적용 물품을 보세구역에 장기간 보관해 시장 유통을 지연한 사례도 적발됐다. 관세청은 보세구역 현장점검 등을 통해 불법 비축 물품 292t을 적발하고 시장 공급을 유도했다고 밝혔다.

관세청은 할당관세 집중관리 대상 18개 품목의 수입신고 기한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고, 신고지연가산세 한도를 500만원에서 1천만원으로 올리는 관세법 개정을 추진한다.

개정안에는 주무부 장관이 할당관세 품목의 보세구역 반출을 요청하면 세관장이 반출을 명령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안도 담긴다. 부당한 할당관세 물량 확보를 막기 위한 실수요자 중심의 물량 배정 방안은 관계기관과 협의할 방침이다.

이종욱 관세청장은 "할당관세 혜택을 악용해 시장질서를 교란하고 소비자 물가 상승을 유발하는 행위는 끝까지 추적하고 엄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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