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이집트도 하마스 기습 경고"…'정보 실패' 궁지 몰리는 네타냐후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이집트도 2023년 10월 7일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공격 전 이스라엘에 경고를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네타냐후 총리는 관련 보도를 부인하며 하레츠와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지시했다.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이집트도 2023년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의 대규모 기습 공격에 앞서 이스라엘 측에 사전 경고를 전달했다는 현지 매체 보도가 나왔다.

주변국들의 도발 징후 정보를 이스라엘 정부가 잇달아 묵살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 안보의 적임자를 자임해온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정치적 부담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9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라디오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 국내 정보기관 신베트는 하마스의 기습 전 네타냐후 총리에게 이집트 정보당국으로부터 입수한 도발 경고를 보고했다.

이집트 측은 당시 '하마스가 가자지구의 땅을 진동하게 할 것'이라는 취지의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공격 방식은 담기지 않았지만, 대규모 군사 행동을 암시하는 포괄적인 경고였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이스라엘 수뇌부는 해당 경고를 다른 사안과 관련된 정보로 해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로넨 바르 신베트 국장은 첩보가 이라크 시아파 무장세력 카타이브 헤즈볼라에 피랍된 이스라엘 연구원 엘리자베스 추르코프 문제와 연관된 것으로 축소 해석했다는 것이다.

하마스가 대규모 수감자 석방을 위한 이스라엘과의 교환 협상에서 추르코프를 인질 카드로 활용하려 한다는 정도로 파악했다는 설명이다.

이집트가 하마스의 공격을 사전에 경고했다는 증언은 기습 직후에도 나왔다. 기습 며칠 뒤 한 이집트 정보당국 관계자는 "이집트 정보부 장관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직접 하마스가 무언가 큰일(something big)을 계획하고 있다고 거듭 경고했으나, 이스라엘 측이 이를 묵살했다"고 폭로했다.

전날에는 하마스 기습 수주 전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이 네타냐후 총리에게 공격 준비 정황을 알렸지만 외면당했다는 일간 하레츠의 보도가 이스라엘 정계를 뒤흔들었다.

UAE와 이집트 등 중동의 핵심 안보 파트너들이 하마스의 움직임을 잇달아 경고했음에도 네타냐후 정부가 이를 간과했다는 폭로가 이어지면서, 이스라엘 최고위층의 정보 판단 실패를 둘러싼 비판 여론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네타냐후 총리는 UAE의 경고를 무시했다는 보도를 낸 하레츠와 해당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소셜미디어 엑스(X)에 2023년 9월 초부터 10월 7일 기습 당일 사이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UAE 대통령과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썼다. 통화가 이뤄졌다면 기록이 남았을 테지만 어떠한 기록도 발견되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그는 해당 보도를 "좌파 진영의 선거 운동의 하나로, 명백히 정치적 시기를 노린 악의적 명예훼손"이라고 규정하고, 하레츠와 기자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도록 변호인단에 지시했다고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또 "기습 몇 시간 전이라도 이스라엘 안보 책임자들로부터 하마스의 공격 징후에 대해 보고받았다면, 그 끔찍한 학살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며 정보 실패의 책임을 군과 정보당국에 돌리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