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중간선거 다급해진 트럼프, 우편투표 이어 ‘유권자 검증’도 대법원에 상고

미 법무부가 국토안보부의 SAVE 프로그램을 유권자 명부 검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대법원에 긴급 상고했습니다. 우편투표 제한 사건도 계류 중인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의 선거 관련 행정명령이 잇따라 하급심의 제동을 받고 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우편투표 제한에 이어 유권자 검증 강화를 추진했다가 하급심의 제동을 받자 대법원에 잇따라 긴급 신청을 냈다. 두 달도 남지 않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고전이 예상되는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법무부는 8일(현지시간) 국토안보부(DHS)의 체류자 신분검증 프로그램 SAVE(Systematic Alien Verification for Entitlements)를 유권자 명부 검증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며 대법원에 긴급 상고했다.

SAVE는 불법 체류자가 복지나 행정 서비스를 받지 못하도록 신청자의 시민권과 이민 신분을 확인해 온 데이터베이스(DB)다. 개별 유권자 검증을 위해 구축된 DB는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행정명령으로 사회보장(Social Security) 자료를 DB에 추가하고, 각 주가 이를 활용해 비시민권자일 가능성이 있는 유권자를 대규모로 가려내도록 했다. 그러나 이 행정명령은 개인정보 침해와 행정절차 위반을 이유로 1·2심에서 사용 중단 명령을 받았다.

법무부는 해당 조치가 “다가오는 선거의 무결성을 위협한다”며 보수 우위의 대법원에 판단을 요청했다.

대법원에는 연방우정청(USPS)을 통한 우편투표 제한 행정명령 사건도 계류 중이다. 행정명령은 각 주에 우편투표 용지를 받을 유권자 명단을 제출하도록 하고, 명단에 오른 사람에게만 우정청이 투표용지를 배달하도록 했다. 이에 24개 주가 새로운 우정청 규정에 이의를 제기했다.

유권자 신분 검증 강화와 우편투표 제한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내린 행정명령에 담겼다. 우편투표 관련 새 규정에 대한 대법원 판단은 이르면 9일 나올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간선거의 ‘필승카드’로 여긴 SAVE 아메리카 법안의 연방의회 통과가 사실상 어렵다고 보고 행정명령을 통한 우회로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SAVE 법안은 유권자 등록 때 시민권 증명을 의무화하고, 투표 때 사진이 부착된 신분증을 제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비시민권자를 유권자 명부에서 제외하고 부재자·우편투표를 원칙적으로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법안은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AP 통신은 지난 6월 법안의 의회 통과가 어려워지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월 두 번째 행정명령으로 의회의 권한을 우회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격 없는 유권자들의 투표가 선거 결과를 왜곡한다고 주장해 왔다. AP 통신은 이 주장이 정치적 전략인 동시에 ‘부정선거 음모론’을 옹호하는 그의 신념에 가깝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대국민 연설에서 2020년 대선 당시 미시간주에서 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유권자 등록 신청서에 서명하거나 존재하지 않는 사람을 대상으로 허위 신청서를 낸 사례를 FBI가 포착했다고 밝혔다. 또 국토안보부 조사에 따르면 시민권이 없는 27만8천 명이 유권자로 등록됐으며, 민주당 성향 주들이 제공을 거부한 자료까지 고려하면 규모가 훨씬 크다고 주장했다.

미 주류 언론은 일부 무자격자의 투표 사례가 발견되더라도 선거 결과에 영향을 미칠 정도의 규모는 아니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