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전용기가 러시아 드론 경보로 몰도바에서 이륙이 지연되면서 러시아의 암살 시도 의혹이 제기됐다. 다만 러시아와 몰도바는 전용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밝혔다.
러 드론에 막힌 젤렌스키 전용기…암살 시도 의혹에 러시아는 부인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전용기가 몰도바에서 이륙하기 직전 러시아 드론 2대가 감지돼 출발이 지연됐다. 우크라이나와 노르웨이 측에서 위협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러시아와 몰도바는 전용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밝혔다.
10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현지 매체와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노르웨이를 방문하기 위해 지난 8일 인접국 몰도바에서 전용기를 타고 이륙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륙 직전 몰도바 영공에서 러시아 드론 2대가 감지되면서 경보가 발령됐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드론의 움직임을 추적했고, F-16 전투기를 동원해 격추하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일단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
당일 오후 4시20분께 우크라이나에서 몰도바 국경을 넘은 드론은 오후 4시38분께 루마니아 영공에 진입했다가 20여분 뒤 다시 몰도바 영공으로 돌아왔다. 이후 오후 5시15분께 몰도바의 한 마을 인근에서 신호가 사라졌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드론이 추락한 것으로 판단했고, 젤렌스키 대통령 전용기는 오후 5시30분께 이륙해 몰도바 영공을 벗어났다.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용기와 해당 드론이 동시에 공중에 떠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며 당시 상황이 긴박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은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몰도바 국경 인근 지역이 최근 러시아의 공격을 받아왔다는 점에서 이번 드론 출몰을 대통령 암살 시도와 직접 연계하기 어렵다는 분석도 나왔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항과 수출 차량 이동을 봉쇄하기 위해 오데사항과 인근 몰도바 국경 검문소 등을 집중 공격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러시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젤렌스키 전용기에 대한 허상의 위협에 대해서 말하자면, 그런 위협은 존재하지 않았고 우크라이나 측도 이를 스스로 이미 인정했다"며 의혹을 일축했다.
두미트루 치오리치 몰도바 정부 대변인도 지난 8일 자국에 드론이 진입하고 영공이 폐쇄된 상황과 관련해 "이 조치로 항공편 3편이 지연되고 착륙이 4편 지연됐다, 같은 이유로 젤렌스키 대통령의 전용기도 키시나우 국제공항에서 출발이 지연됐다"면서도 "젤렌스키 대통령 전용기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은 없었다"고 말했다고 타스는 전했다.
반면 러시아 드론의 몰도바 진입 시점이 젤렌스키 대통령 전용기의 이륙 시점과 사실상 겹친 만큼 의혹은 이어지고 있다. 현지 매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 드론의 의심스러운 침입 시점 때문에 러시아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암살하려 했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도 전날 노르웨이 공영방송 NRK에 "젤렌스키 전용기가 이륙하려던 순간 드론의 타격을 받을 뻔했다. 이것이 그가 처한 현실"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난 주말 미국 대통령 특사의 연쇄 회동이 끝난 뒤 서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전날 우크라이나 수미 지역의 쇼핑센터 인근이 러시아 공격을 받아 민간인 2명이 숨지고 20명이 다쳤고, 흑해 미콜라이우 항만에서는 이틀째 공격이 이어지면서 민간인 4명이 사망했다.
우크라이나는 국경에서 약 3천㎞ 떨어진 러시아 야말-네네츠 지역의 푸롭스키 지구와 노비우렌고이에 있는 가스 처리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