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공정위, 대한항공 좌석 유지 의무 완화 요청 기각 의견…심의 개시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대한항공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 완화 요청 2건에 대해 기각 의견을 냈다. 현장조사에서 업무용 파일과 전자메일을 삭제한 대한항공 법인과 직원 3명에 대해서는 검찰 고발 의견을 제시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심사관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조건으로 부여된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완화해 달라는 대한항공 측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의견을 냈다. 현장조사 과정에서 관련 자료를 삭제한 대한항공 법인과 직원 3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판단도 내렸다.

최종 결정과 제재 여부는 공정위 전원회의에서 확정된다.

공정위 사무처는 대한항공·진에어·아시아나항공·에어부산·에어서울 등 5개 항공운송사업자가 제출한 시정명령 변경 요청 2건에 대해 심사관 검토를 거쳐 기각 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위원회에 제출했다고 10일 밝혔다. 이에 따라 공정위 심의 절차가 시작됐으며, 전원회의에서 최종 판단이 내려질 예정이다.

공정위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좌석 수를 2019년 대비 90% 이상 유지하라는 조건을 부과했다. 천재지변이나 외부 요인으로 중대하고 불가피한 사정 변경이 발생하면 시정명령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대한항공 측은 올해 2월 말 중동전쟁이 발생한 뒤 유가와 환율이 급등해 항공 여객 수요가 위축될 수 있다며 2026년도 전체 노선의 공급좌석 유지 의무를 면제하거나 완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말에는 청주-제주 노선에 대해 공급 좌석 수가 2019년의 70% 이상이면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해 달라고 요구했다.

심사관은 발권 내역 등을 토대로 노선별 올해 전체 항공 여객 수요를 추정한 결과, 중동전쟁 등 악재에도 전반적인 수요 위축은 나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청주-제주 노선 역시 시정명령을 확정한 2024년 12월 이후 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정도의 새로운 사정 변경이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이에 심사관은 두 건의 시정명령 변경 요청을 모두 기각하는 의견을 냈다.

조사방해 혐의도 전원회의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공정위 조사공무원들은 지난 2월 2일부터 6일까지 청주-제주 노선 관련 시정명령 변경 요청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를 현장 조사했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 소속 직원 3명이 지난 2월 2∼4일 사건 관련 업무용 전산파일과 전자메일을 삭제한 사실이 확인됐다. 심사관은 이 행위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상 조사방해에 해당한다고 보고, 대한항공 법인과 직원 3명을 각각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출했다.

공정위는 이날 대한항공 측에 심사보고서를 송부했으며, 서면 의견 제출과 증거자료 열람·복사 신청, 의견 진술 기회 제공 등을 통해 방어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아시아나 기업결합 시정조치 이행 여부도 계속 점검할 계획이다.

대한항공 측은 "심사보고서 수령 후 대응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며 "조사 방해 행위가 없었다는 점 또한 적극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시정조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할 수 있도록 지속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