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국가 간 대립과 갈등이 격화하면서 전쟁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인 이 대통령은 이날 파리의 한 호텔에서 마티아스 코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사무총장을 만나 "국제관계가 매우 불안정해지고, 사람들 사이에도 적대적 감정이 악화돼 극단주의적 사고를 하는 사람도 늘고 그들로 인한 갈등도 격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갈등이 커지는 배경에 대해 "국가나 사람, 집단 사이의 대립과 갈등이 격화하는 데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근본을 깊이 따져보면 결국 경제적 양극화가 큰 영향을 미친다"고 진단했다.
이어 성장의 기회와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는 포용적 성장이 지속적인 성장의 길이라며, OECD가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정치적 노력에 더 큰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과 OECD의 관계에 대해서는 OECD가 세계 경제·사회정책에 관한 연구 성과와 방향을 제시해 한국이 큰 도움을 받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이 원조받는 나라에서 원조하는 나라로 바뀐 만큼 국제사회에 더 많이 기여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코먼 사무총장은 한국을 OECD 회원국 가운데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 그는 한국이 개발원조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전환했고 수출 경쟁력을 갖춘 국가로 성장했다며, 한국의 경험이 동남아시아 등 다른 지역과의 연계를 강화하는 데 큰 영감을 준다고 밝혔다.
코먼 사무총장은 국제사회가 다양한 수준의 갈등을 겪고 있다며 OECD가 공통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 간 협력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용적 성장의 중요성에는 "전적으로 동의한다"고 답했다.
그는 무역 분야의 불균형 악화와 시장을 왜곡하는 불공정 거래, 공급망 회복력 등을 주요 과제로 언급했다. 특히 반도체와 전자제품을 많이 생산하는 한국에 공급망 회복력은 중요한 의제라고 설명했다. 생산성 감소와 고령화도 OECD 회원국들이 직면한 도전으로 꼽았다.
비공개 환담에서 코먼 사무총장은 한국이 올해 OECD 각료이사회 부의장국을 맡는 등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인공지능(AI)과 디지털 전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을 심화하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고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빠르게 변화하는 국제경제 환경에서 신뢰할 수 있는 객관적 분석과 정책 제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한국의 지속 가능한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OECD가 계속 조언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은 세계 경제가 인구구조 변화와 저성장, 기술혁신, 공급망 재편 등 복합적인 도전에 직면한 만큼 객관적 분석을 바탕으로 공통의 해법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