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프로야구(NPB) 최다 안타 기록을 세운 장훈(일본명 하리모토 이사오) 해설위원이 86세를 일기로 9일 별세했다.
일본프로야구 최다안타왕 장훈 별세…향년 86세
일본프로야구 통산 최다인 3천85안타를 기록한 장훈 해설위원이 9일 일본 도쿄 도내 병원에서 별세했다.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난 장 위원은 4년 연속 타격왕과 요미우리 자이언츠 39번째 4번 타자를 지냈으며, 한국프로야구와도 인연을 이어왔다.
일본프로야구 전·현직 선수들로 구성된 명구회는 10일 "장훈 위원이 9일 오전 일본 도쿄 도내 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고 발표했다.
1940년 일본 히로시마에서 재일동포 2세로 태어난 장훈 위원은 1959년부터 1981년까지 좌투좌타 좌익수로 일본프로야구에서 활약했다. 닛폰햄 파이터스의 전신인 도에이에서 데뷔한 뒤 닛폰햄, 요미우리 자이언츠, 롯데 오리온스에서 뛰며 NPB 최다 안타인 3천85개를 기록했다.
NPB에서만 뛴 선수로는 유일하게 안타 3천개를 넘겼다. 이 부문 2위 노무라 가쓰야의 기록은 2천901개로, 장 위원보다 100개 가까이 적다.
장 위원은 NPB 통산 타율 0.319로 역대 타격 3위, 홈런 504개로 공동 7위, 타점 1천676개로 4위에 올랐다. 정교함과 장타력을 겸비해 통산 고의볼넷도 228개로 역대 2위를 기록했다.
1967년부터 1971년까지 퍼시픽리그 타격왕을 4년 연속 차지했고, 1976년부터 1979년까지 요미우리에서 뛰면서 구단 역대 39번째 4번 타자로 이름을 남겼다. 요미우리는 역대 4번 타자 계보를 관리하고 있으며, 장 위원의 뒤를 이어 한국인의 피가 흐르는 이승엽 현 요미우리 타격 코치가 70번째 4번 타자로 활동했다.
장 위원은 재일동포로서 한국인에 대한 멸시에 맞서며 우리나라 국적을 지켰다. 그러나 말년인 지난해 일본으로 귀화한 사실을 언론에 공개해 한일 양국 팬들을 놀라게 했다.
은퇴 뒤에는 일본 민영방송 TBS에서 1982년부터 2006년까지 해설위원으로 활동했다. 같은 방송사의 시사·스포츠 프로그램 '선데이 모닝'에는 1999년부터 2021년까지 고정 패널로 출연해 거침없는 입담으로 인기를 끌었다.
TBS가 KBO 사무국에 장 위원의 별세 소식을 가장 먼저 알리고 조문 계획을 물은 것도 이 같은 인연과 관련이 있다.
장 위원은 한국프로야구와 한국 스포츠계와도 교류했다. 한국프로야구가 출범한 1982년부터 2005년까지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특별보좌로 활동했고, 2007년에는 한국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다.
지난달 15일 광복절에 별세한 고(故) 백인천 전 감독의 일본프로야구 진출도 도왔다. 장 위원은 생전에 "백 전 감독은 같은 시대를 함께 달려온 동료"라며 애도했다. 백 전 감독이 세상을 떠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장 위원도 별세했다.
KBO는 장 위원 조문을 검토하고 있다.
장 위원에 앞서 일본프로야구의 영웅들도 세상을 떠났다. 최다승 투수인 한국계 가네다 마사이치는 2019년, 1만번 이상의 타석과 타수를 기록한 노무라 가쓰야 전 감독은 2020년, '미스터 베이스볼' 나가시마 시게오 전 감독은 2025년 별세했다.
장 위원과 동갑인 대만계 오사다하루(王貞治)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호크스 회장은 세계 최다인 홈런 868개를 남겼으며 현재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