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안창호 인권위원장 “호르무즈 파병 검토 우려…외교적 해결 우선해야”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이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우려를 나타내며 군사적 대응보다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이 정부의 호르무즈 해협 파병 검토에 우려를 나타내며 군사적 대응보다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우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가인권위는 10일 안 위원장 명의 성명을 내고 “최근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군의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호르무즈 해협 파병 여부에 대해 “결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다만 군 현지 조사단을 중동에 파견하는 등 실제 기여 가능성에 대비한 실무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전투·비전투·수색 등 다양한 방안도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권위는 호르무즈 해협의 불안정이 현재 중동 지역에서 이어지는 무력 충돌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고 지적했다. 국제사회가 무력 충돌 확대를 막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회복하기 위한 외교적·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지속적으로 강조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안 위원장은 “전쟁과 무력 충돌은 군인뿐만 아니라 무고한 민간인의 생명과 안전, 일상을 파괴하고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 권리를 광범위하게 위협한다”며 “우리 헌법은 국제평화와 평화적 질서를 중요한 가치로 규정하고, 헌법 전문은 세계평화와 인류 공영에 이바지할 것을 천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한민국의 외교·안보정책과 국군 운용은 헌법적 가치와 국제법적 책무를 고려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자유권위원회도 일반논평 제36호에서 전쟁과 대규모 폭력의 위험을 막고 국제평화와 안전을 강화하는 일이 생명권 보장을 위한 중요한 조건이라고 밝힌 바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과거 2003년 이라크전쟁 당시에도 전쟁이 국민의 생명과 안전, 국제평화에 미치는 영향을 지적하고 정부와 국회가 관련 사안을 판단할 때 반전·평화·인권의 원칙을 고려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안 위원장은 국내 수입 원유 대부분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등 이 해역이 국민의 경제활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법상 통항의 자유가 보장되는 해역이지만 이곳을 통과하던 비무장 국적 선박이 피격당한 사례도 언급했다.

그는 “국가는 외부 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우리 선박의 안전한 통항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대응을 검토할 책무가 있다”면서도 무력 충돌이 계속되는 지역에 군을 파견하면 임무 형태와 관계없이 파병 장병과 국민의 생명·안전에 새로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또 국군 파병은 목적과 필요성, 국제법적 근거, 임무와 작전 범위, 무력 충돌 연루 가능성, 장병과 민간인의 생명·안전에 미칠 영향, 외교적 대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위원장은 “국가인권위는 정부와 국회가 군사적 대응보다는 긴장 완화를 위한 대화와 외교적 해결을 우선적으로 모색할 것을 요청한다”며 “대한민국이 국제평화와 인간의 생명·존엄을 지키는 데 앞장서는 국가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