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노사가 기존 잠정합의안 부결 이후 마련한 임금 및 단체협약(임단협) 수정안이 조합원 투표에서 가결됐다. 가결로 노사는 추석 연휴 전 임단협을 사실상 마무리하게 됐다.
SK하이닉스 임단협 수정안 가결…성과급 현금 50%·주식 50%
SK하이닉스 전임직 노조가 2026년도 임단협 재합의안을 찬성 57.08%로 가결했다. 성과급 현금 비중은 40%에서 50%로 올랐고, 노사는 추석 연휴 전 조인식을 열 예정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 전임직(생산직) 노조는 전날 아침 6시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진행한 ‘2026년도 임단협 재합의안 찬반의 건’ 조합원 총투표에서 57.08%(8731명)가 찬성해 최종 가결됐다고 밝혔다. 반대율은 42.92%(6566명)였다. 투표율은 전임직(이천·청주) 노조 전체 조합원 1만6039명 가운데 1만5297명이 참여해 95.37%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SK하이닉스 노사는 지난달 첫 잠정합의안이 불과 25표 차로 부결된 지 약 3주 만에 임단협 타결 수순을 밟게 됐다. 첫 잠정합의안 투표 당시 49.92%(7510명)였던 찬성률은 이번 투표에서 약 7%포인트 올랐고, 찬성표도 1221표 늘었다.
수정안은 지난 9일 노사가 약 2주간 집중교섭 끝에 도출한 것이다. 같은 1차 안건을 놓고 기술사무직 노조는 찬성률 66.2%로 가결해 직군별로 표심이 엇갈렸다.
노조 내부에서는 재투표를 앞두고 익명게시판 등을 중심으로 부결을 독려하는 이른바 ‘부결 릴레이’ 움직임이 이어지는 등 반대 여론도 만만치 않았다. 다만 수정안에서 현금 지급 비중이 확대되고 이연분 지급 조건이 추가된 점, 교섭 장기화에 대한 부담 등이 일부 조합원의 표심을 찬성 쪽으로 움직인 것으로 보인다.
사측도 재투표 과정에서 60여 차례 구성원 설명회를 열어 성과급 제도 변경의 취지와 지급 방식 등을 설명하며 조합원 이해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수정안의 핵심은 주식 선택 비율 조정과 구성원 선택권 확대다. 최대 쟁점이었던 초과이익분배금(PS)의 현금 지급 비중을 기존 40%에서 50%로 높이고 주식 지급 비중은 60%에서 50%로 낮췄다. 전체 PS 가운데 당해 지급되는 80%는 현금 50%와 주식 30%로 나눠 지급하고, 나머지 20%는 1년 뒤와 2년 뒤 각각 10%씩 주식으로 이연 지급한다. 구성원이 원할 경우 주식 비중을 기본 50%에서 최대 100%까지 10%포인트 단위로 선택할 수 있어 성과급 전액을 주식으로 받는 것도 가능해졌다.
지난해 실적을 기준으로 산정된 PS 가운데 향후 2년에 걸쳐 지급할 예정이던 이연분 20%도 올해 한꺼번에 선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방식이 바뀌는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구성원의 자금 운용 부담과 혼선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주식 지급 과정에서 주가 상승으로 추가 발생하는 비용은 회사가 부담한다. 회사가 적자를 낼 경우 임금의 일부를 이연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합의안에 명문화됐다. 흑자 시 성과급을 공유하는 것과 함께 적자 상황에서는 노사가 임금 이연을 통해 위기 극복에 나선다는 취지다.
앞서 노사는 지난달 20일 임금 6.3% 인상과 PS의 40%를 현금,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의 첫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그러나 같은 달 25일 전임직 노조 조합원 투표에서 반대 50.08%(7535명)로 부결됐다. 당시 구성원 사이에서는 기존 현금 중심의 성과급 지급 방식에서 주식 비중이 크게 확대된 데 대한 불만이 상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노사는 재교섭을 통해 현금 비중을 확대하고 기존 이연 지급분을 앞당기는 등 성과급 지급 조건을 조정했다.
SK하이닉스는 “어려운 과정에 함께해준 노동조합과 구성원들께 감사하다”며 “앞으로 직면하는 문제들도 회사와 구성원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스스로 헤쳐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추석 연휴 전 최종 합의안 조인식을 열고 올해 임단협 절차를 공식 마무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