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동조합 동행(동행노조)이 18일 임금협상과 성과급을 두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서울 용산구 한남동 자택 앞에서 무기한 농성에 들어갔다. 동행노조는 가전·TV·스마트폰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 부문 직원 중심 조직이다.
삼성전자 동행노조, 이재용 회장 자택 앞 무기한 농성…“직접 대화하자”
삼성전자 DX 부문 중심 동행노조가 1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이재용 회장 자택 앞에서 발대식을 열고 무기한 릴레이 농성에 들어갔다. 이 회장과의 직접 대화와 DS 부문과의 공동교섭을 요구했다.
동행노조는 이날 오후 이 회장 자택 인근에서 발대식을 열고 무기한 릴레이 농성 집회를 시작했다. 현장에는 조합원 40여 명이 참석했다는 보도와 40~50명이 참석했다는 보도가 함께 나온다. 노조는 앞으로 자택 인근 집회와 1인 시위를 이어갈 방침이다.
동행노조는 “수원과 서초에서 외쳤고 뉴욕 타임스퀘어에도 목소리를 띄웠지만 회사는 제대로 된 대화 테이블조차 만들지 않았다”며 “이재용 회장과 현장이 직접 이야기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밝혔다. 또 “회장님이 DX 5만 명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달라”고 요청했다.
핵심 요구는 DX와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 부문이 함께 임금 협상을 하는 공동교섭 체계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이자 DS 부문 중심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는 2027년 임금교섭부터 DX와 분리 교섭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동행노조는 전사 성과의 일정 비율을 공통재원으로 마련하고 기본급 인상률을 전사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며, DX 구성원 목소리를 반영하려면 공동교섭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그동안 DX와 DS 사이 보상 격차 해소도 요구해 왔다.
현장 발언에서 민봉기 동행노조 법률국장은 “이것은 요구가 아니라 당연한 권리”라며 “되찾으러 온 것은 돈이 아니라 우리의 자존심”이라고 강조했다.
동행노조는 이른바 ‘노조 블랙리스트’ 사건과 관련해 회사의 답변도 요구했다. 노조는 “회사는 피해 여부, 유출 경위, 정보의 사용 범위와 후속조치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피해 임직원들은 자신의 개인정보가 포함됐는지조차 알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위원장 등에 대한 엄벌 탄원서는 이미 1만5000건 이상 준비했다고 전했다.
올해 임금협약이 이미 체결된 상황에서 임금·성과급을 내걸고 집회에 나선 것을 두고 시점과 명분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삼성전자 노사는 5월 올해 임금협약을 체결했다.
차기 위원장 선거를 둘러싼 내부 갈등도 변수다. 오는 28일 선거를 앞두고 일부 후보자의 조합비 납부 이력과 출마 자격, 선거 규정 적용을 놓고 집행부와 일부 대의원·조합원 사이 이견이 불거졌다. 일부 대의원과 조합원은 현 집행부가 규약을 어겼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집회 당일 오전에는 진정서 제출에 참여한 일부 간부와 대의원이 직무정지 처분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동행노조 측은 “내부 문제는 절차대로 처리하되 DX 구성원을 위한 노조의 역할은 계속하겠다”는 입장이다.
초기업노조와의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양측은 DS 중심 조직 개편과 공동교섭 문제를 놓고 충돌해 왔으며, 최근에는 지도부 간 발언 등을 둘러싼 갈등이 고소·고발로 번진 상태다.
동행노조는 28일 차기 위원장 선거를 마치는 대로 임금·단체협상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해 공동교섭 구조와 DX 부문 요구안을 교섭 테이블에 올릴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