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기자회견에서 임명 문제에 대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말한 지 하루 만이다.
김승원, 李 대통령 회견 하루 만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 사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9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후보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날 임명과 관련해 “국민의 눈높이 등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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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후보자는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 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다”며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다”고 밝혔다. 사퇴는 지난달 30일 장관 후보자 지명 이후 20일 만이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한 시점(17일)을 기준으로는 이틀 만이다.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대통령의 임명안 재가만 남겨둔 상태에서 물러난 것이다.
그는 “전날 이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다”며 “후보자로 지명해 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하다”고 했다. 이어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이다.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날 이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김 후보자 관련 질문에 “나름의 최선의 인선을 했다고 하지만 국민 검증 과정에서 여러 가지 논란들이 발생하고 있는 것을 보고 있다”며 신중 검토 뜻을 밝힌 바 있다.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냈다. “특히 이번 일로 상처받으셨을 장애인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분들과 저와 인연을 맺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도 밝혔다.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다. 미완의 검찰 개혁, 반드시 완수하겠다”며 “윤석열·한동훈 정치 검찰의 표적 수사와 한동훈의 수사 기밀 불법 유출,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다”고 했다.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께 입증한 사례라 생각한다”고도 했다.
지명 이후 이른바 ‘신약 임상 실험 청탁 로비’ 의혹과 가족 관련 논란이 이어지며 야권은 지명 철회를 요구했다. 민주당 공소 취소 의원 모임 공동대표 출신인 김 후보자는 지명 때부터 보수 야당으로부터 이 대통령 사건 공소취소 목적의 인사라며 낙마 0순위로 지목됐다. 진보진영 일각에서도 임명 반대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은 “보면 볼수록 잘된 인사”(김민석 대표)라며 8·30 개각의 핵심 포스트인 김 후보자 지키기에 나섰고, 청문회 이후 17일 경과보고서를 강행 채택했다. 정치권에서는 청와대가 임명 수순에 들어갔다는 관측이 나왔으나, 대통령이 전날 신중한 입장을 밝힌 뒤 사퇴로 이어졌다.
김 후보자의 낙마는 이른바 현역 불패가 깨진 세 번째 사례다. 앞서 민주당 소속이었던 강선우 의원과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인사청문회 전후로 사퇴했고 경과보고서는 채택되지 않았다. 야당 반대에도 경과보고서까지 채택된 뒤 사퇴한 것은 이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일각에서는 보고서 채택 이후 추가 의혹이 제기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김 후보자는 기자회견 이후 ‘이번에 새로운 문제 제기가 나와 사퇴하게 된 것이냐’, ‘제기된 의혹 외에 다른 의혹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청와대는 사퇴와 관련해 “김 후보자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공지문에서 “국정의 부담을 줄이고자 후보자가 결정한 것으로 이해한다”며 “향후 필요한 후속 절차는 정해진 규정에 따라 밟을 예정”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사퇴가 면죄부가 될 수 없다”며 신약 청탁 의혹 재수사와 인사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장동혁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결국 사퇴했다. 말이 사퇴지, ‘사퇴 당한 것’”이라며 “‘장관’의 시간은 끝났고, ‘수사’의 시간이 시작됐다. 주가조작, 국민 생체실험, 가족 조합, 모두 제대로 수사해야 한다”고 했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선봉장 김승원 후보자가 이제 사퇴한 것은 만시지탄”이라며 “김승원 후보자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은 장관 후보자 사퇴 여부와 무관하게 수사기관에서 계속 수사를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와 법무부 장관 후보자 낙마를 들어 인사검증 라인 문제점을 돌아보고 인사라인을 전면 개편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여권에서는 서영교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이 페이스북에 자진 사퇴를 “결단을 존중한다”면서도 “김 후보자에 대한 조작·표적 수사, 그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윤석열 정치검찰 조작수사·조작기소 진상 규명을 위한 검찰 개혁은 계속된다”고 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마음이 아프다. 국민들을 혹세무민해 온 한동훈의 범죄행위를 반드시 수사해서 척결해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며 “검찰청 폐지를 이끌어낸 일등 공신 한동훈, 이번 불법자료 유출을 통한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에 대해 고발 고소된 사건이 철저히 수사돼 사법처리돼야 할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김 후보자 사퇴 전문이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깊은 고민 끝에 법무부장관 후보자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습니다. 국민주권 정부의 탄생을 위해 앞장섰고, 그 성공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습니다. 후보자로 지명해 주신 대통령님께 감사드리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정말 송구합니다.
어제 대통령님 기자회견을 보며 결심을 굳혔습니다. 국민의 삶과 정부의 성공이 우선입니다. 민생을 살피고 개혁을 완수해야 할 정부에 부담을 더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법무부장관이 되어 민주주의를 지키고, 특권 없는 공정한 법 집행으로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며, 국민의 안전한 일상을 뒷받침하고 싶었습니다. 새로운 형사사법 체계를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법무부장관으로서 그 소임을 다하려던 걸음을 여기서 멈춥니다. 국민의 눈높이에 미치지 못했음을 무겁게 받아들이며, 저의 부족함을 깊이 성찰하겠습니다.
특히 이번 일로 상처받으셨을 장애인과 가족들, 돌봄 현장에서 헌신해 온 분들과 저와 인연을 맺으셨던 모든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금 내려놓아도 진실은 포기하지 않겠습니다. 미완의 검찰개혁, 반드시 완수하겠습니다. 윤석열·한동훈 정치검찰의 표적수사와 한동훈의 수사기밀 불법 유출, 짜깁기 사태의 전모를 끝까지 밝히겠습니다. 이번 일이야말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국민들께 입증한 사례라 생각합니다.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로 발달장애인과 가족분들, 헌신하는 종사자분들이 받으신 상처가 꼭 치유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더 낮고 겸손한 자세로 국민을 위해 일하며, 국민주권 정부의 일원으로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