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석 달 만에 2.6%에서 3.7%로 1.1%포인트 올렸다. 수출·생산 호조를 반영한 조정으로,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상향 폭이 가장 크다. 다만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도 3.0%로 높여 성장세 확대와 함께 물가 부담이 커질 것으로 봤다.
OECD, 한국 올해 성장률 전망 2.6%→3.7%…G20 중 최대 폭 상향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을 6월 2.6%에서 3.7%로 1.1%포인트 올렸다. 수출·생산 호조를 반영한 조정으로 G20 가운데 상향 폭이 가장 크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은 3.0%로 높였다.
23일 재정경제부에 따르면 OECD는 이날 발표한 중간 경제전망에서 올해 한국 성장률을 6월 전망보다 1.1%포인트 높은 3.7%로 제시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1.9%에서 2.6%로 0.7%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올해와 내년 전망치의 상향 폭 모두 G20 국가 중 가장 컸다.
OECD는 올해 강한 수출·생산 증가세가 한국의 성장을 주도하고, 내년에도 완만한 소비 회복세가 이어질 것으로 평가했다. “강한 수출과 생산 증가세가 한국의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며 “내년에도 완만한 소비 회복세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했다. 반도체 수출 영향으로 풀이된다.
OECD 전망치는 한국은행(3.3%), 한국개발연구원(KDI·3.2%), 정부(3.0%)보다 높다. 같은 날 아시아개발은행(ADB)도 한국 성장률을 3.2%로 7월 전망보다 0.6%포인트 올려 발표했다.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3월 1.7%에서 6월 2.6%, 이번 9월 3.7%로 두 차례 연속 높아졌다. OECD는 지난 3월만 해도 중동전쟁 여파로 전망치를 1.7%까지 낮춰 1%대 성장을 예고했다. 6월과 이번 달 두 차례 전망에서 합쳐 2%포인트를 높이면서, 상반기와 비교하면 전망치가 두 배 넘게 높아졌다. 6월에 이어 이번에도 G20 국가 중 상향 폭이 가장 컸다.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조정 폭이 두드러졌다. 올해 성장률 전망의 상향 폭은 인도 0.8%포인트, 멕시코 0.7%포인트, 인도네시아 0.5%포인트로 모두 한국보다 작았다. 미국·영국·유럽연합(유로존)·일본은 성장률 전망이 0.2%포인트 상향되는 데 그쳤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투자·생산·무역 증가의 영향으로 0.1%포인트 높인 2.9%로 제시했다. 내년 세계 성장률은 3.0%로, 6월 전망보다 0.1%포인트 낮췄다.
OECD는 상당한 규모의 원유 재고와 각국 정부의 지원 조치가 중동전쟁의 부정적 충격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외 충격에도 다수 국가가 회복력을 유지하고 있으며, AI 확산이 세계 투자와 생산, 무역을 뒷받침했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별로는 올해 미국 성장률 전망치를 2.0%에서 2.2%로, 일본은 0.6%에서 0.8%로 각각 0.2%포인트 높였다. 유로존도 0.8%에서 1.0%로 상향 조정했다. 중국은 4.5%를 유지했다. 내년 미국 성장률은 1.8%에서 2.1%로 높였지만 중국은 4.3%에서 4.2%로, 일본은 0.8%에서 0.7%로 낮췄다. 유로존도 1.2%에서 1.0%로 하향 조정했다.
성장률 전망과 함께 물가 상승률 전망도 높아졌다. OECD는 올해 한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6월 전망보다 0.4%포인트 높은 3.0%로 예상했다. 내년 전망치는 2.2%에서 2.7%로 0.5%포인트 올렸다. 한은·KDI(2.7%), 정부(2.6%) 전망치보다 높은 수준이다. OECD는 6월엔 물가상승률을 당초 예상보다 0.1%포인트 낮췄지만, 이번 전망에선 방향을 바꿨다. ADB는 직전 전망과 같은 2.7%로 유지했다.
재정경제부는 “OECD의 물가전망 상향조정엔 성장률 전망 큰 폭 상향과 6월 대비 국제 에너지가격 전망이 높아진 점이 주요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한국의 물가 상승률은 올해와 내년 모두 G20 평균인 4.1%, 3.6%보다는 낮을 것으로 전망됐다. G20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높은 국제 에너지가격 등을 반영해 올해 4.1%, 내년 3.6%로 제시했다. 6월 전망보다 각각 0.1%포인트, 0.5%포인트 높인 수치다.
OECD는 4분기 이후엔 현재의 높은 국제 에너지가격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에너지 가격 상승세가 지속되고 기상 악화에 따른 공급 충격, 장기 국채금리 추가 상승은 하방 위험으로 제시했다. 엘니뇨 등 기상 악화도 세계 경제의 주요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중동전쟁의 조기 해소와 AI 확산은 성장을 추가로 끌어올릴 요인으로 제시했다. 다만 AI 관련 기업의 수익성 우려와 높은 차입 의존도는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는 기대 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한 통화정책과 선별적이고 한시적인 에너지 관련 지원정책을 권고했다. 동시에 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공급 충격에 대한 회복력을 강화하는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전망은 수출과 생산을 중심으로 우리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반영한 것”이라며 “성장세가 국민이 체감하는 경기 회복으로 이어지도록 내수를 뒷받침하고, 국제 에너지가격 등 물가 불안 요인도 면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