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안전부가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검찰주의자' 논란에 대해 공식 해명에 나섰다. 김 후보자가 이른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박탈)에 반대한 것은 수사·기소 분리 자체가 아니라 범죄피해자 보호 공백을 우려했기 때문이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과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서도 기소에 반대했다는 설명이다.
행안부,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자 '친윤' 논란 해명…"김학의·정진웅 기소 반대"
행정안전부가 17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장 후보자를 둘러싼 '친윤·검찰주의자' 논란을 공식 해명했다. 김학의·정진웅 사건에서 기소에 반대했고, 검수완박 반대는 피해자 보호 공백 우려였다는 입장이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친인척 사건의 불기소 처분을 부당하다고 판단해 재수사를 명령했고, 이후 윤석열 정부 첫 검찰 인사에서 "사실상 좌천됐다"고도 밝혔다.
김민재 행정안전부 차관 겸 중대범죄수사청 개청준비단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 관련 입장을 둘러싸고 제기된 논란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공개했다.
행안부는 지난 7일 중수청 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 내용을 존중해 김 후보자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대통령에게 제청했다. 오는 10월 2일 출범하는 중수청은 검찰개혁의 취지를 구현하고 국민의 인권 보호를 최우선 가치로 삼아야 하는 만큼, 수사 전문성과 공정성·중립성, 조직관리 역량을 갖춘 김 후보자가 초대 청장 적임자라고 판단했다는 설명이다. 행안부는 이날도 이 기존 판단을 재확인했다.
제청 이후 김 후보자의 검찰 재직 당시 행적과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재명 대통령이 김 후보자를 지명하기로 했다며 국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혔지만, 이후 이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지시하면서 17일 현재 인사청문 요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김 후보자가 검찰 재직 당시 검찰의 보완수사권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혔던 점 등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일각에서는 수사·기소 분리와 검찰개혁에 대한 후보자의 입장을 추가로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범여권에서 김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김 차관은 후보자의 과거 행적과 검찰개혁 관련 입장을 두고 여러 의문과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목소리를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언론과 국회에서 제기된 논란과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설명하겠다고 했다.
행안부는 김학의 전 차관 긴급 출국금지 사건에서 김 후보자가 관련자들의 기소를 승인했다는 지적을 반박했다. 당시 기소된 관련자 4명 가운데 3명은 김 후보자가 사건 지휘라인인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부임하기 전에 이미 수사가 진행돼 기소됐다. 나머지 1명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는 검찰 내부 회의에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밝혔으며 기소의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행안부는 설명했다. 다만 검찰 내부의 구체적인 의사결정 과정은 공개하기 어렵다고 했다.
정진웅 검사 독직폭행 사건에 대해서도 김 후보자가 기소를 결정했다는 주장을 반박했다. 정 검사는 채널A 기자 취재윤리 위반 사건과 관련해 당시 한동훈 전 검사장을 감찰했던 인물이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당시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해당 기소의 지휘라인에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밝혔다. 다만 김 후보자가 부임했을 당시 이미 수사가 진행되고 있었으며, 김 후보자는 참모 입장에서 기소에 반대하는 의견을 분명하게 밝혔다는 설명이다. 김 후보자가 기소의 최종 결정권자도 아니었다고 했다.
윤 전 총장 직무정지와 징계 청구에 대한 성명에 동참했던 전력도 설명했다. 행안부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당시 윤 전 총장의 행위가 비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봤지만 징계 조치의 절차 과정이 일부 부적정하다고 판단해 직무정지와 징계를 재고해 달라는 취지의 성명에 참여했다.
검수완박 반대에 대해선 대검찰청 형사부장으로 재직하면서 반대 입장을 발표한 것은 맞지만, 사회적 약자와 범죄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할 충분한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에서 제도가 바뀌면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던 것이며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취지 자체에 반대한 것은 아니라고 행안부는 밝혔다.
행안부는 김 후보자가 윤 전 총장 친인척 관련 사건에 재수사를 명령했던 사실도 제시했다. 불기소 처분으로 종결됐던 윤 전 총장 친인척 형사고발 사건의 기록을 검토한 뒤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판단해 재수사를 명령했다는 것이다. 김 차관은 "법과 원칙에 따라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 판단"했다며 "증거에 따라 엄정하고 공정하게 수사한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첫 검찰 인사에서 광주고검 차장검사로 발령됐다. 행안부는 초임 검사장 승진자들이 주로 배치되는 자리라는 점을 들어 이를 "사실상 좌천"이라고 표현했다. 윤 전 총장 친인척 사건 처리가 이 같은 인사에 영향을 미쳤다는 의견도 있다고 덧붙였다.
김 차관은 "국민 여러분의 우려를 결코 가볍게 넘기지 않겠다"며 그동안 제기된 논란과 의혹에 대해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을 중심으로 설명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후보자의 자질과 역량, 과거 행적과 주요 쟁점에 대해서는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가 직접 소명하고 국회가 엄밀하게 검증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 차관은 "중대범죄수사청이 국민의 신뢰를 바탕으로 흔들림 없이 출범할 수 있도록 책임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