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손으로 만든 첫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22일 공군에 인도됐다. 2001년 3월 김대중 전 대통령이 국산 전투기 개발계획을 천명한 지 25년 6개월, 2015년 12월 체계개발 착수 후 10년 9개월 만이다.
국산 전투기 KF-21 양산 1호기, 공군 인도
우리 손으로 만든 첫 국산 전투기 KF-21 보라매 양산 1호기가 22일 공군에 인도됐다. 2001년 국산 전투기 개발계획이 나온 지 25년 6개월 만이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오후 경남 사천 한국항공우주산업(KAI) 공장에서 ‘KF-21 양산 1호기 인수·인도서’ 서명식이 열렸다. 공군 최초 KF-21 조종사 중 한 명인 한재석 소령이 서명하면서 공군은 첫 양산기를 공식 도입했다.
한 소령은 곧바로 001호기에 탑승해 시동을 걸고 이륙한 뒤 사천 상공을 선회하며 개발·생산 관계자들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최초 운용기지인 예천기지로 향하는 항로에서는 FA-50·TA-50·T-50 각 1대가 나란히 편대를 이뤄 KF-21을 공중에서 맞이했다. 001호기는 예천기지 외곽 상공을 한 바퀴 돌아 장병들에게 첫인사를 건넨 뒤 착륙했고, 한 소령은 주기장에서 기다리던 손석락 공군참모총장에게 도입비행 임무 완료를 보고했다.
손 총장은 “수많은 도전과 난관을 극복하며 탄생한 KF-21이 오늘 공군에 도입돼 비행을 시작했다”며 “어제까지가 보라매사업 정책결정자·개발자·생산자들의 시간이었다면, 오늘부터는 공군의 시간”이라고 말했다. 이어 “KF-21을 운용할 장병 모두는 대한민국산 명품 전투기를 운용한다는 드높은 자부심과 막중한 책임감을 갖고, KF-21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가장 높은 힘’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도록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한 소령은 “실제로 우리 조국을 수호할 001호기를 인수해 처음 시동을 거는 순간 형용할 수 없는 감동으로 가슴이 벅차올랐다”며 “KF-21의 조종간이 이제 공군 조종사 손에 쥐어진 만큼 혼신을 바쳐 대한민국을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방위사업청은 2024년 6월 KF-21 최초 양산에 착수한 지 2년 3개월 만에 001호기를 공군에 넘겼다. KF-21은 F-4·F-5 등 장기운영 전투기를 대체하고 미래 전장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개발된 4.5세대급 한국형 다목적 전투기다. 이름에는 ‘21세기 첨단 항공우주군 도약의 중추 전력’이자 ‘21세기 한반도를 수호할 국산 전투기’라는 의미가 담겼고, 별칭 ‘보라매’는 새끼 매를 뜻하는 순우리말이다. 4.5세대 전투기는 기존 4세대 전투기 프레임에 스텔스 기법과 능동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더 등 항공전자기술을 적용해 5세대 스텔스기에 준하는 교전 능력을 갖추면서도 운용 경제성을 확보한 항공기를 가리킨다.
KF-21은 2021년 4월 시제 1호기 출고, 2022년 7월 첫 비행에 성공했다. 약 1600회 비행시험에서 1만3000여개 시험조건과 공중급유·공대공 무장 발사 등을 검증했고, 올해 5월 ‘전투용 적합’ 판정을 받아 6월 체계개발을 마쳤다. 양산 1호기는 올해 3월 출고돼 수락 절차를 거쳤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자주국방 실현을 위한 역사적 성과로, 대한민국이 독자적인 첨단 전투기 개발·양산 역량을 입증하고 본격적인 전력화에 첫발을 내디뎠다는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김종출 KAI 대표이사는 “지난 10여년간 정부와 국내 산·학·연이 원팀으로 이뤄낸 결실”이라며 “차질 없는 납품과 완벽한 군수지원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공군은 양산기 도입에 앞서 최초 운용대대인 156전투비행대대를 재창설했다. 1988년 창설돼 F-4E 팬텀을 운용하다 2012년 해편된 이 부대는 올해 6월 1일 14년 만에 부활해 KF-21 최초 운용 임무를 맡았다. 제16전투비행단 예하 부대다. 초도운용 조종사들은 비행교육을 통해 비행교관 자격을 취득했으며, 후속 배치 조종사들의 기종전환 교육을 담당한다. 정비요원들도 분야별 전문교육을 마쳐 KF-21의 첫 정비사로 나선다.
공군은 001호기를 시작으로 2030년대 초반까지 100여대 이상의 KF-21을 순차 도입한다. 도입 기체로 조종사 기종전환과 정비 교육훈련을 이어가며 비행·정비 운용체계를 단계적으로 확립한 뒤, 내년 후반기 전력화를 선포하고 실제 작전에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