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윤석열, 한덕수 내란재판 위증 혐의 2심도 무죄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혐의 재판에서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16일 윤 전 대통령의 위증 혐의 항소심에서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의 항소를 기각하고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특검팀은 2심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벌금 1000만원을 구형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한 전 총리의 건의 전부터 국무회의를 계획한 것처럼 허위 증언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에게 ‘처음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인원을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었나’는 취지로 물었고, 윤 전 대통령은 “그렇다. 전 세계에 알리면서 계엄 선포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한 전 총리 재판에서는 ‘한 전 총리가 국무위원들을 더 불러야 한다고 권유한 사실이 있냐’는 질문에 “국무회의를 해야되기 때문에 최소한의 요건은 갖춰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고, “당연히 (국무회의에 필요한) 요건을 갖춰야 한다고 생각했다”고도 진술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초 국무회의를 개최할 생각 없이 국무위원 6명만 호출했다가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가 필요하다”고 건의한 뒤에야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 등 추가 국무위원을 소집했다고 판단했다. 한 전 총리의 건의 전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이들을 소집할 생각이었다는 진술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라고 보고 재판에 넘겼다.
지난 5월 1심은 “윤 전 대통령의 법정 진술이 기억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고 범죄의 증명이 없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한 전 총리의 건의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윤 전 대통령이 국무위원들을 소집할 계획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최상목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교부할 문건이 미리 준비돼 있던 점 등을 근거로 들었다. 특검팀이 불복해 항소하면서 2심이 열렸다.
2심 재판부는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과정에서 국무회의 심의를 사전에 계획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한 내적·주관적 사실에 관한 진술이므로, 위증죄의 대상인 ‘증인이 경험한 사실에 관한 증언’에는 해당한다고 봤다.
다만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론 한 전 총리의 국무회의 개최 건의가 있기 전부터 국무회의 개최 및 추가 국무위원 소집 계획이 있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자신의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이라는 점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의 지위와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한 전 총리,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등의 진술을 근거로 제시했다. 비상계엄 선포 전에 미리 준비돼 있던 최상목 전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문건과, 수행실장 김모씨가 대통령 집무실에서 한 전 총리의 발언을 목격한 시점 등도 함께 고려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검사의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에 이르지 못한 이상, 설령 윤 전 대통령의 주장이 변경되거나 석연치 않은 점이 있더라도 피고인의 이익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결론은 정당하고,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무죄 선고 이후 취재진과 만난 윤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은 특검의 기소가 삼류소설이었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라며 “특검이 상고하더라도 받아들여질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고 했다. 또 “이 사건 윤 전 대통령의 혐의는 위증이지만 실질적으로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개최 경위가 다퉈진 사건”이라며 “이번 판결이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윤 전 대통령은 이 사건을 포함해 현재 총 8건의 재판을 받고 있다. 내란우두머리 사건과 ‘평양 무인기 투입 작전’ 관련 일반이적 사건은 1심에서 각각 무기징역, 징역 30년이 선고돼 항소심 중이다.
제20대 대선 과정에서 건진법사 전성배씨 등과 관련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은 1심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이, 김건희 여사와 공모해 명태균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받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1심에선 징역 2년이 각각 선고됐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사건 항소심 선고는 내달 7일이다.
채상병 순직 사건 수사에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사건, 미국 등 우방국에 12·3 비상계엄을 정당화하는 메시지를 전달하라고 지시한 의혹(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사건은 아직 1심 결론이 나오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은 앞서 자신에 대한 공수처의 체포를 방해한 혐의로도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7년을 확정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