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계엄 국무회의 위증’ 윤석열 2심도 무죄…“허위진술 단정 못해”

한덕수 전 국무총리 내란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16일 서울고법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비상계엄 선포 전 국무회의 개최·추가 소집 계획이 없었다고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내란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기소된 윤석열 전 대통령이 2심에서도 무죄를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1부(윤성식 부장판사)는 16일 위증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윤 전 대통령에게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의 항소는 기각됐다. 조은석 내란특별검사팀은 벌금 1천만원을 구형했었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 전 총리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국무회의 소집 경위와 관련해 허위 증언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가 “처음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인원을 불러야 한다고 생각했느냐”고 묻자 윤 전 대통령은 “그렇다. 전 세계에 알리면서 계엄 선포를 하기 때문에 당연히 국무회의가 필요하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고 답했다.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이 당초 국무회의를 개최할 생각 없이 국무위원 6명만 호출했다가, 한 전 총리로부터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채워야 한다는 건의를 받은 뒤에야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6명을 추가로 소집했다고 본다. 한 전 총리가 건의하기 전부터 국무회의에 필요한 이들을 소집할 생각이었다는 내용은 위증이라고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의 건의를 받기 전까지 국무회의 개최나 추가 국무위원 소집 계획이 없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이 한 전 총리 건의와 무관하게 국무위원들을 추가 소집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수사 초기부터 윤 전 대통령과 비상계엄을 계획할 당시 긴급성과 보안성 등을 고려해 국무위원들을 나눠 소집해 국무회의를 열려고 했다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계엄 선포 뒤 최상목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전달된 문건이 계엄 선포문과 대국민 담화문, 포고령 등과 함께 미리 준비돼 있었고, 여기에는 예비비 확보와 각종 자금 차단 등 계엄 직후 실행할 내용이 담겨 있었던 점도 짚었다. 최 전 부총리가 도착하기 전부터 그에게 전달할 문건이 준비돼 있었던 점도 판단 근거로 들었다.

재판부는 이를 토대로 윤 전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한 전 총리를 부른 뒤 최 전 부총리를 추가로 소집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고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한 전 총리가 윤 전 대통령에게 국무회의 개최를 건의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한 전 총리의 진술만으로 윤 전 대통령이 그전까지 국무회의 개최 의사가 없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단시간에 이뤄진 한 전 총리의 건의로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변경해 추가 국무위원 소집을 결심하고 선포 시간까지 늦췄다고 보는 것은 계엄 준비 정황 등에 비춰 쉽게 수긍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피고인(윤 전 대통령)의 지위와 경력에 비춰 비상계엄을 선포할 때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지 못했다고 보기 어렵고, 오히려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최소한의 요건을 갖추려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짚었다.

다만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주관적인 평가나 의견에 해당해 위증죄의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본 1심의 판단은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무회의를 개최할 계획이 있었다는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은 당시 모임이 법적 효력을 갖춘 국무회의인지에 관한 의견이나 평가가 아니라, 계엄 선포 과정에서 실제 국무회의 개최를 사전에 계획했는지에 관한 사실 진술인 만큼 위증죄의 대상이 된다고 봤다. 그러면서도 윤 전 대통령의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이었다는 점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정도로 증명되지 않았다며 1심의 무죄 결론은 정당하다고 판단했다.

앞서 지난 5월 1심도 같은 취지로 무죄를 선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