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 행정7부(재판장 강우찬 수석부장판사)는 17일 오후 2시 참여연대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법원, 윤석열 내란 1심 판결문 비공개는 위법…참여연대 승소
서울행정법원은 17일 참여연대가 서울중앙지방법원장을 상대로 낸 정보공개 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미확정 형사 판결문이라는 이유로 정보공개법 적용을 배제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봤으나, 실명 공개 자체나 공개 범위를 판단한 것은 아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1심 판결문에 등장하는 피고인들의 실명과 직위 공개를 거부한 처분이 위법하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판결은 비공개의 근거가 위법하다는 취지이며, 1심 실명 판결문을 공개해야 한다고 본 것은 아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3월 홈페이지에 1천206쪽 분량의 1심 판결문 전문을 공개했다. 제목은 ‘12·3 계엄 관련 내란 우두머리 등 사건에 관한 판결’이었다. 인명과 직책 등 주요 정보는 비실명화 처리됐고, 윤 전 대통령은 ‘피고인 E’로 표기됐다. 주요 피고인 8명 모두 비실명 처리됐다.
참여연대는 서울중앙지법에 실명 판결문의 정보공개를 청구했다. 법원은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고 정보공개법상 공개 대상에도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부했다. 형사소송법상 일반 국민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문을 열람·등사할 수 있게 하는 규정이 없으므로 금지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참여연대는 내란 사건의 중대성과 헌법 수호 관점에서 실명과 직위를 공개할 공익이 있다며 지난 4월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일반 국민의 미확정 형사 사건 판결문 열람·등사를 일률적으로 금지한 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고, 정보 공개 여부를 새로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형사소송법 규정 자체는 일반 국민이 확정되지 않은 형사 사건 판결문을 열람·등사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관련 규율을 공백 상태에 둔 것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어 “일반 국민의 미확정 사건 판결문 열람·등사를 어떤 경우에도 절대적으로 금지한 것으로 해석하려면 헌법상 과잉금지 원칙에 위배되지 않아야 한다”면서 “피고가 취한 해석은 이에 위배될 우려가 매우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미확정 판결문이라는 이유만으로 정보공개법 적용 자체를 배제하면 헌법상 알 권리와 정보공개 청구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봤다. “만약 피고와 같은 해석론을 판결로 취하게 되면 재판소원의 문제로 비화할 수 있다”고도 했다.
쟁점은 일반 국민이 어떠한 경우에도 미확정 형사 판결문 사본을 열람하거나 교부받는 일이 절대 금지되는지 여부였다. 판결문에 적힌 인물들의 실명 공개 필요성과 공개 범위는 심리 대상이 아니었다.
재판부는 “이 사건 판결이 확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이 정보공개법에 따라 판결문의 공개 여부와 정도에 대해 새로 판단을 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확정되면 서울중앙지법은 정보공개법이 정한 절차와 요건에 따라 윤 전 대통령 등의 내란 사건 1심 실명 판결문 공개 여부와 실명 공개 범위를 다시 판단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