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가상화폐거래소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과 횡령 혐의로 기소된 빗썸 실소유주 강종현씨에게 징역 20년을 구형했다.
검찰, 빗썸 관계사 주가조작·횡령 혐의 강종현에 징역 20년 구형
서울남부지법 결심 공판에서 검찰이 빗썸 실소유주로 지목된 강종현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0억원을 구형했다.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에게는 징역 15년, 동생 강지연 버킷스튜디오 대표에게는 징역 7년을 요청했다. 강씨 측은 자본시장법 위반과 배임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2부(부장판사 박종열)는 18일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조세포탈 등 혐의로 기소된 강씨와 원영식 전 초록뱀그룹 회장, 강씨의 동생 강지연 버킷스튜디오 대표, 관계사 임직원 조모씨·조모씨·김모씨 등 6명에 대한 결심 공판을 열었다.
검찰은 주범으로 지목한 강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500억원, 추징금 181억원을 선고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검찰은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의 주범으로 합계 335억원 상당을 횡령했음에도 범행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며 "수사 과정에서 임직원들을 상대로 증거 인멸을 교사하고 범인도피를 지시하는 등 범행 후 정황이 매우 불량하다"고 구형 이유를 밝혔다.
주가조작에 가담한 혐의를 받는 원 전 회장에게는 징역 15년과 벌금 300억원, 추징금 약 24억원이 구형됐다. 검찰은 원 전 회장이 자신의 범위 안에서 주범 역할을 했고, 부당이득 규모와 포탈세액이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강지연 대표에게는 배임 규모 약 332억원, 상장사 대표로서 범행에 가담한 점 등이 불리한 요소로 지적되며 징역 7년이 구형됐다. 빗썸 비상장 관계사 대표 조모씨에게는 징역 6년, 강씨의 지시를 받아 회계 업무를 담당한 조모씨와 다른 직원 김모씨에게는 각각 징역 5년이 구형됐다.
검찰에 따르면 강씨 등은 빗썸 관계사인 버킷스튜디오·비덴트 등이 발행한 전환사채(CB)를 차명으로 저가에 매수한 뒤 콜옵션을 행사하고, 지분 변동 공시를 누락하거나 허위 기재하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득하고 공시 의무를 위반한 혐의를 받는다. 최대주주 및 원 전 회장 측 특수관계인에게 콜옵션을 무상으로 부여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특경법상 배임 혐의, 비상장법인 자금을 개인 용도로 유용한 횡령 혐의도 적용됐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강씨 등은 2020년부터 2022년 9월까지 빗썸 관계사에서 628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2021년 빗썸 관계사에서 전환사채를 발행한 뒤 호재성 정보를 유포해 주가를 띄우는 등 사기적 부정거래로 350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기고, 이 과정에서 전환사채를 다시 사들일 수 있는 콜옵션을 저가에 양도하는 배임 행위로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도 받는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강씨가 2022년 9월 언론 보도 직후 임직원들에게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휴대전화를 교체·폐기하도록 지시하고, 관련 직원에게 도피자금을 건네 해외로 도피하게 한 혐의(증거인멸교사·범인도피교사)로도 추가 기소했다. 강씨가 원 전 회장 아들 명의 회사를 통해 콜옵션을 무상 취득하게 하고 증여세 신고를 누락한 혐의, 콜옵션 이익금 181억원을 돌려받으며 허위 금전소비대차계약서를 작성한 혐의(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도 적용됐다.
강씨 측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검찰이 적용한 자본시장법 178조 위반 혐의는 다른 투자자의 판단을 왜곡하거나 시장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는데, 공소사실이 이를 구체적으로 입증하지 못했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변호인은 "사기적 부정거래는 다른 투자자의 판단을 오도해 시장 공정성을 해칠 위험이 있는 경우여야 한다"며 "시장 공정성과 신뢰성에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판단해야 하지만, 검찰은 이를 다루지 않았고 포괄적 사실관계를 뭉뚱그렸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은 또 검찰이 문제 삼은 전환사채 조합 인수대금이 이미 2021년 4월 전액 지급된 점 등을 들어 "무자본 인수합병(M&A)을 위해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검찰 주장 자체가 시간상 성립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피고인에게는 배임의 고의 및 불법 이득의 의사가 없고, 설령 배임죄가 성립하더라도 특경법 적용은 불가능하다"며 "취득한 이익이 있더라도 가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할 수 없는 경우 특경법 적용이 안 되는데, 전문가와 증인이 (검찰의) 손해 산정 방식이 부당하다고 증언했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