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제품 담합 혐의를 받는 국내 석유화학업체 전·현직 경영진 8명에 대해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결과, 2명이 구속되고 6명은 영장이 기각됐다.
석유화학 담합 혐의 임원 2명 구속…나머지 6명 영장은 기각
석유화학제품 담합 혐의로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 가운데 전·현직 고위 임원 2명이 구속되고 6명은 기각됐다. 법원은 구속된 이들에게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서울중앙지법 이지영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9일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받는 배모씨와 황모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두 사람은 각각 PKC 영업본부장과 LG화학 사업부장, 해외 법인장 등을 지낸 고위 임원이다. 올해 상반기까지 현직이었으나,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현재도 재직 중인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 부장판사는 배씨와 황씨에 대한 구속 사유를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밝혔다.
장영수 전 PKC 대표이사와 김유신 OCI 대표이사 등 나머지 피의자 6명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는 기각됐다.
이 부장판사는 장 전 대표에 대해 "피의자가 혐의에 대해 다투고 있어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고 수사 진행 경과에 비춰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대표에 대해서도 "피의자를 구속할 정도로 범죄혐의에 대한 충분한 소명이 되었다고 보기 어려워 방어권을 보장할 필요성이 있고, 수사 진행 경과 등에 비추어 증거인멸 및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워, 현 단계에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필요성 및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봤다.
PKC·OCI·LG화학·한화솔루션·애경케미칼·롯데정밀화학·유니드 등 7개 업체는 PVC와 가소제, 가성소다, 염산 등 8개 석유화학제품 품목의 가격 인상을 사전에 약속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나프타를 주재료로 하는 PVC는 건축자재, 파이프, 전선 피복 등에 널리 쓰이는 합성 플라스틱이다. 가소제는 PVC를 부드럽고 유연하게 만드는 화학첨가제다.
검찰은 이들 업체가 중동 전쟁으로 나프타 수급이 불안정해진 틈을 타 가격 담합을 해 수조원 규모의 부당이익을 챙긴 것으로 보고, 지난달 압수수색에 나선 데 이어 이달 10일 핵심 피의자들을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중동 전쟁 무렵뿐 아니라 2021년부터 이들 업체가 가격 담합을 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하고 있다. 이 경우 담합 규모는 당초 알려진 것보다 많은 10조원 이상으로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