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홍명보 선임 개입 의혹’ 정몽규 전 회장 등 불구속 송치

경찰이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 개입하고 이사회를 속인 혐의를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을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 홍 전 감독은 증거가 부족하다며 불송치했다.

정몽규 관련 AI 생성 이미지 · 기사 속 사건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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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등 협회 관계자들이 검찰로 넘겨졌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단 금융범죄수사대는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혐의를 받는 정몽규 전 회장, 이임생 전 기술총괄이사, 김정배 전 상근부회장을 서울중앙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고 22일 밝혔다. 홍 전 감독은 축구협회 의사결정 과정에 직접 관여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불송치했다.

경찰은 정 전 회장이 협회장 지위를 이용해 축구대표팀 감독 선임을 최종 승인하는 이사회 업무를 방해했는지 수사해 왔다. 경찰에 따르면 정 전 회장 등은 2024년 홍 전 감독을 선임하는 과정에서 절차적 결함을 숨기려고 이사회 심의안건 자료에 허위 내용을 기재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전력강화위원 등 관련자 60여 명을 조사하고 대한축구협회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해 전력강화위원회 회의록, 문화체육관광부 감사 자료, 휴대전화 전자정보 등을 확보했다. 그 결과 이들이 전력강화위원회에 부당하게 관여한 사실과 이사회 의결 과정에서 허위내용이 포함된 심의안건을 활용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

특히 경찰은 이들이 이사회 심의안건 자료에 허위내용을 기재하고 배포해 이사회를 속인 것이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축구협회의 절차적 공정성에 대한 여론 비판이 있던 점을 고려해,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은 정당한 절차를 거친 것처럼 보이려 했다는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정해성 전 전력강화위원장이 사퇴하면서 축구협회에 향후 감독 선임 작업 진행을 요청하지 않았는데도 요청한 것처럼 기재했다. 정해성 전 위원장은 홍 전 감독을 대표팀 감독 최종 후보 중 1순위로 보고했지만, 정 전 회장이 바로 선임하지 않자 2024년 6월 사퇴했다. 이임생 전 이사는 감독 선임 권한이 없는데도 정당한 권원에 의해 선임 작업을 진행한 것처럼 허위로 적었다.

현재 ‘축구국가대표팀 운영규정’상 성인 국가대표팀 감독은 전력강화위원회의 추천으로 이사회가 선임하도록 규정돼 있다. 다수의 위원으로 구성된 전력강화위원회에 감독 추천 권한을 부여해 독단적이고 자의적인 추천을 막고 공정성과 적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취지다.

경찰은 축구협회 임원진이 전력강화위원회에 부당하게 개입하고, 그 사실을 감추려고 이사회 이사들에게 정당한 추천 절차를 거친 것처럼 오인하게 한 것은 이사회의 감독 선임 업무를 위계로 방해한 것이라고 판단했다.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은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32강 진출에 실패하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축구협회는 2024년 7월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경질 이후 공석이던 대표팀 사령탑에 홍 전 감독을 선임했으나, 선임 직전 이임생 전 총괄이사가 홍 전 감독 자택 인근 빵집에서 단독 면담을 가진 사실이 드러나며 ‘특혜 선임’ 논란이 일었다.

이후 시민단체 서민민생대책위원회(서민위)는 정 전 회장이 2024년 홍 전 감독 선임 과정에 부당하게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강요·협박·업무방해·업무상 배임 등 혐의의 고발장을 냈다. 한 시민단체는 “자격 미달임에도 기만행위로 보수를 지급받아 업무상 배임을 저질렀다”며 홍 전 감독을 업무방해 공범과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했다. 일각에서는 홍 전 감독의 연봉이 38억원에 달한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같은 해 7월부터 총 8건의 고발을 배당받아 정 전 회장과 이 전 기술이사 등 협회 관계자들을 조사해 왔으나, 배당 이후 약 2년간 별다른 처분을 하지 않았다. 올해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 이후 이재명 대통령의 “인사 실패” 등 문책성 발언과 여론의 질타를 받자 사건을 광수단으로 넘겼다.

경찰은 특정 감독들에 대한 과다 연봉 지급, 국가대표 선수 간 다툼 관련 명예훼손 등 기타 고발 혐의에 대해서도 사실관계를 확인했으나 증거 불충분으로 불송치했다. 손흥민·이강인 등 선수 간 다툼 관련 명예훼손 의혹도 여기에 포함됐다. 축구협회 규정을 무시한 채 홍 전 감독의 연봉을 정했다는 혐의와 관련해 경찰 관계자는 “협회에 손해를 입히겠다는 배임의 고의가 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홍 전 감독이 허위 심의안건 작성 등 이사회 업무방해 행위에 직접 공모했다고 볼 증거도 부족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수사가 2년 넘게 이어졌으나 축구협회 핵심 관계자들이 받았던 여러 혐의를 경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판단하면서 ‘맹탕수사’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관심도가 높았던 이전 사건에서도 경찰은 뚜렷한 수사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광수단 공공범죄수사단은 이달 7일 김병기 무소속 의원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이 구속 필요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며 반려했다. 광수단 금융범죄수사대는 투자자들을 속여 지분을 팔게 해 수천억원대 부당이득을 거둔 혐의를 받는 방시혁 하이브 의장에 대해서도 여러 차례 신병 확보에 나섰으나 이달 3일 불구속 송치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