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이 오는 2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가담 혐의 상고심 전원합의기일을 연다. 같은 날 김건희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등 사건에 대한 전원합의기일도 열린다.
대법, 29일 한덕수·이상민 내란 사건 전원합의기일…김건희 사건도
대법원이 오는 29일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의 12·3 비상계엄 가담 혐의 상고심 전원합의기일을 연다. 같은 날 김건희 여사의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등 사건도 심리한다.
22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달 29일 한 전 총리의 내란우두머리방조 등 혐의 사건, 이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등 혐의 사건의 전원합의기일을 열기로 했다. 지난달 두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뒤 본격 심리에 들어가는 것이다.
대법원은 지난달 5일 “한 전 총리와 이 전 장관의 내란 사건은 국민적 관심도가 매우 높고, 역사적으로 사법적 평가가 필요하며, 두 사람이 공범 관계여서 함께 심리될 필요가 있다”며 소부가 아닌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서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각 소부의 전원합의체 심리 요청이 있었다”고도 설명했다.
한 전 총리는 계엄의 절차적 정당성을 갖추기 위해 국무회의 심의를 거친 듯 외관을 만들고, 계엄 선포 후 이 전 장관과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 조치 방안을 논의한 혐의(내란 중요 임무 종사 등)를 받는다. 대통령의 자의적 권한 행사를 사전에 견제·통제할 수 있는 국무회의 부의장의 의무를 다하지 않고 불법 비상계엄에 가담했다는 혐의도 있다.
지난 2024년 12월 강의구 전 대통령실 부속실장이 비상계엄 후 절차적 하자를 은폐하기 위해 허위로 작성한 계엄 선포 문건에 윤석열 전 대통령,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등과 각각 서명하고 이를 폐기하도록 요청한 혐의도 적용됐다. 지난해 2월 20일 윤 전 대통령의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증인으로 나와 ‘계엄 선포문을 인지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위증한 혐의도 있다. 1심에서 징역 23년을 선고받았고, 2심에서 징역 15년으로 감형됐다. 1·2심은 주관적 구성요건인 위헌·위법적인 비상계엄 선포에 대한 인식과 국헌문란의 목적, 내란중요임무종사의 고의를 인정했다.
이 전 장관은 2024년 12월 3일 윤 전 대통령으로부터 언론사 단전·단수 지시 문건을 받고 허석곤 전 소방청장 등에게 전화해 특정 언론사에 대한 단전·단수를 지시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계엄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 장관으로서 불법·위헌적인 계엄 선포를 저지하지 않고 가담한 혐의도 적용됐다. 단전·단수 지시와 관련해 수사기관과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에서 위증한 의혹도 있다. 1심에서 징역 7년, 2심에서 징역 9년이 선고됐다.
같은 날 대법원은 김 여사의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 사건도 심리할 예정이다. 대법원은 지난 7월 해당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하며 상고심을 한 차례 연기한 바 있다.
김 여사는 윤 전 대통령과 공모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로부터 2021년 6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총 58회에 걸쳐 2억7440만원 상당의 대선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정치자금을 기부받았다는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를 받는다. 2010년 10월~201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고가 매수·허수 매수·통정매매 등으로 8억1144만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도 있다. 2022년 4~7월 ‘건진법사’ 전성배씨와 공모해 통일교 측으로부터 청탁받고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가방 등 합계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알선수재)도 적용됐다.
김 여사는 1심에서 알선수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1년 8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재판부는 압수된 영국 그라프사 다이아몬드 목걸이 몰수와 1281만 원 추징도 명령했다. 2심은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했다. 1심에서 무죄로 판단한 주가조작 연루 혐의 일부와 2022년 4월 수수한 샤넬 가방 관련 알선수재 혐의가 유죄로 뒤집힌 데 따른 결과다. 명태균 여론조사 무상 수수 혐의는 1·2심 모두 무죄가 선고됐다. 1·2심은 김 여사를 정치자금법상 정치활동을 하는 자나 공동정범으로 보기 어렵고, 여론조사 결과를 김 여사 부부에게 전속적으로 제공된 재산상 이익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윤 전 대통령의 ‘명태균 여론조사’ 사건 1심은 무상으로 제공받은 행위를 불법적인 정치자금 수수라고 보고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하고 1396만3600원 추징을 명했다. 함께 재판에 넘겨진 명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명씨 측, 특검팀은 모두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부부에 대한 하급심 판결이 엇갈린 만큼, 대법원은 김 여사 사건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해 명씨가 제공한 여론조사 성격을 심리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