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아버지의 의붓딸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이 친족에 대한 범죄가 아니라는 법원 판단에 따라 실형을 면했다.
법원 "큰아버지 의붓딸은 친족 아냐"…20대 준강간 징역형 집유
청주지법이 큰아버지의 의붓딸을 성폭행한 20대 남성에게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이 아니라 형법상 준강간을 적용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친족 범죄로 인정되면 실형이 불가피했으나, 재판부는 사실상의 혈족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24일 법조계에 따르면 청주지법 형사합의22부(한상원 부장판사)는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구속기소된 20대 A씨에게 직권으로 형법상 준강간 혐의를 적용해 징역 2년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해 11월 8일 밤 충북 청주의 자택에서 큰아버지의 의붓딸인 B씨와 술자리를 가진 뒤, B씨가 술에 취해 잠들자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씨는 A씨의 큰아버지와 사실혼 관계인 여성이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이다.
경찰은 B씨가 A씨와 친족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해 형법상 준강간 혐의로 송치했다. 검찰은 B씨가 사실상 사촌동생의 지위를 갖는다고 보고 성폭력처벌법상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 혐의로 기소했다.
법정형이 7년 이상의 유기징역인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죄는,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 법정형인 형법상 준강간죄보다 처벌이 무겁다. 친족관계에 의한 준강간죄는 정상참작을 해도 형기 최대 하한이 징역 3년 6개월이다. 3년 이상의 징역형은 집행유예 선고가 불가능해, 심신미약 등 별도의 법률상 감경 사유가 없다면 A씨에 대한 실형 선고는 불가피했다.
재판부는 범행 전후 정황 등을 고려해 심신미약(만취) 상태에서 범행했다는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다만 이 사건이 친족에 대한 범행이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생활 관계나 역할 등이 혈족과 비슷해 보인다는 이유만으로 사실상의 혈족이라고 할 수는 없다"며 "큰아버지와 피해자는 사실상의 인척일 뿐이어서 피고인과 피해자를 사실상의 혈족관계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피고인은 평소 가족같이 지내던 피해자가 술에 취한 것을 이용해 간음해 죄질이 좋지 않지만,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고 있고 피고인이 초범인 점을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