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직 노동조합 운영에 불만을 품고 노조 간부에게 폭언과 폭행 위협을 한 조합원을 제명한 것은 정당하다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노조 간부에 폭언·폭행 위협한 조합원 제명, 법원 "과중하지 않아"
부산지법이 구청 공무직 조합원이 노조 지부장 직무대행에게 폭언과 폭행 위협을 한 뒤 제명된 처분을 다툰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일부 징계사유 특정에 문제가 있어도 핵심 사유만으로 제명이 사회통념상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 민사6부(이상윤 부장판사)는 부산의 한 구청 공무직 근로자 A씨가 소속 노동조합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기각했다고 26일 밝혔다.
A씨는 2014년부터 해당 구청에서 공무직으로 일하며 노조에 가입해 활동했다. 자원순환과에서 근무하던 그는 지난해 6월 이틀에 걸쳐 노조 지부장 직무대행 B씨와 통화하거나 직접 만나 노조 산업시찰과 정기총회 운영 등에 불만을 제기했다. 이 과정에서 소리를 지르고 설명하려는 B씨의 말을 막았다. 이튿날에는 B씨를 골목으로 따라오게 한 뒤 멱살과 어깨를 잡고 때리려는 몸짓을 여러 차례 했다.
B씨는 직장 내 괴롭힘을 신고했다. 노조는 진상조사위원회와 징계위원회 절차를 거쳐 지난해 8월 20일 A씨를 제명했다.
A씨는 노조 운영상 문제에 의견을 제시했을 뿐 폭언이나 폭행 위협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징계사유를 사전에 구체적으로 통보받지 못해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하지 못했고, 징계 전력이 없는데도 가장 무거운 제명 처분을 받은 것은 부당하다고도 했다.
구청 직장 내 괴롭힘 조사위원회는 A씨의 행위가 직장 내 괴롭힘에는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고, 다만 예방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의결했다.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일부 징계사유가 제대로 특정되지 않는 등 절차상 문제는 인정했지만, A씨가 B씨에게 강압적으로 주장을 반복하고 폭언과 폭행 위협을 했다는 핵심 사유는 인정된다고 봤다. 나머지 사유만으로도 제명 처분이 지나치게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다.
B씨의 증언이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두 사람이 대치하는 장면을 본 목격자들의 진술도 이에 부합한다고 판단했다. B씨가 사건 이후 공황발작 증세로 업무 중 응급실에 실려 가는 등 정신과 치료를 받았고, 업무를 지속하기 어려워 육아휴직을 한 사실도 근거로 삼았다.
재판부는 "조합의 업무처리 방식을 개선하려는 의도가 일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의견 제시와 공론화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폭력적인 방법에 호소하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제명 징계가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볼 정도로 과중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