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직위해제 처분을 받은 해양경찰청 간부가 처분 취소를 구한 소송에서 승소했다.
서해 피격 월북 판단 해경 간부, 직위해제 취소 소송 승소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월북 동기를 보고했던 김태균 총경이 해양경찰청의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해 달라며 낸 소송에서 이겼다. 인천지법은 이미 보직을 받지 못한 상태에서 내린 처분이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인천지법 행정1-2부(재판장 최상수)는 김태균 총경(현 포항해양경찰서장)이 해양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직위해제 처분 취소 청구 소송에서 해경청이 김 총경에게 한 직위해제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고 27일 밝혔다. 소송 비용도 해경청이 부담하도록 했다.
김 총경은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이대준씨가 실종됐다가 이튿날 북한 해역에서 북한군에 피격돼 숨진 이른바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당시 해경청 형사과장으로 근무했다. 해경청장 지시에 따라 이씨의 월북 동기를 작성해 보고했고, 3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도 “(이씨가) 꽃게 구매 대금을 도박에 탕진해 월북을 생각했다”는 내용으로 동기를 설명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해경은 이씨가 도박 빚 등으로 자진 월북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수사 결과를 발표했고, 김 총경은 그 발표에 참여하고 보고서를 작성했다.
2년 뒤 해경과 국방부는 기존 내용을 번복해 이씨의 월북을 인정할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국방부와 해경은 “월북 의도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기존 발표를 공식 번복했다. 감사원은 김 총경이 수사 내용을 왜곡해 이씨의 월북 판단 근거를 작성했다며 해경청에 징계를 요구했고, 허위공문서 작성 혐의 등으로 검찰 고발도 이뤄졌다. 해경청은 2023년 12월 29일 김 총경을 직위해제했다. 김 총경은 2022년 7월부터 이미 1년 6개월가량 보직을 받지 못해 사실상 대기 발령 상태였다.
재판부는 이 같은 조치가 인사권 남용이라고 판단했다. “원고는 이미 장기간 보직을 받지 못해 신분상·재산상 불이익을 받고 있었고, 실질적으로 존재하지 않는 직위에 대한 해제 처분이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했다. 김 총경의 허위 공문서 작성 등 혐의가 지난 7월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을 받은 점도 참작됐다. 관련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 해경청장 등 상급자들 역시 무죄가 확정된 점도 함께 봤다. 재판부는 “원고의 비위 행위가 중대하다거나 그로 인해 정상적인 업무 수행이 어려울 정도였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같은 사건으로 정직 및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던 윤성현 전 남해해경청장(사건 당시 해경청 수사정보국장) 역시 해경청을 상대로 낸 행정 처분 취소 소송에서 승소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