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청장 후보자가 여권 강경파의 반발을 뚫고 임명될지 가를 ‘운명의 일주일’이 다가왔다.
김지용 중수청장 후보, 검증 문턱 넘나…‘운명의 일주일’
김지용 초대 중대범죄수사청 청장 후보자 임명 여부가 이번 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출범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정부는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낼지 결정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법조계에서는 후보자 제청 이후 긴 시간이 흐른 점, 중수청 출범이 닷새 앞으로 다가온 점 등을 고려할 때 정부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지 결정할 시점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해외 순방과 명절 연휴로 잠시 멈췄던 인사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고, 어떤 결정을 내리건 더 늦어지면 정부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출범이 임박해 더 미룰 수 없다는 관측과 함께, 결론이 무엇이든 늦을수록 부담이 커진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7일 김 후보자의 임명을 제청한 뒤 임명은 속전속결로 이뤄질 분위기였다. 청와대는 제청 당시 이 대통령이 프랑스를 국빈 방문 중이었음에도 곧바로 “대통령이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밝혀 속도를 냈다. 중수청 개청이 내달 2일로 한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출범 준비를 마치려면 초대 청장 인선이 필수였기 때문이다.
청장은 중수청이 맡을 중대범죄 수사를 총괄하고 1∼5급 수사관 임용 추천권도 있어, 조직 출범과 안착을 위해 공석으로 두기 어려운 자리다.
그러나 김 후보자가 검찰 출신이고, 검사장 시절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에 반대 의견을 냈다는 등의 이유로 논란이 일면서 검증은 예상보다 크게 길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안에서는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김용민 의원이 공개적으로 임명에 반대했고, 검사장 출신 이성윤 의원도 사실상 반대 입장을 밝혔다. 범여권으로 분류되며 민주당과의 합당이 거론되는 조국혁신당도 공개 반대했고, 중수청에 지원해 합격 통지를 받은 검사 가운데 법조 경력이 가장 긴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도 반대 목소리를 냈다.
이 대통령은 이달 14일 김 후보자에 대한 추가 검증을 지시했다. 검수완박에 반대한 검찰주의자로 분류되는지, 검찰 재직 당시 부적절한 검찰권 행사로 꼽히는 사건에 개입했는지 등을 더 살펴 강경파의 의혹을 가라앉히기 위한 조치였다.
추가 검증 지시 이후 2주 가까운 기간에도 여권 강경파의 반발은 가라앉지 않았고, 김 후보자와 행정안전부가 반박하면 강경파가 다시 반박하는 공방이 이어졌다. 김 후보자 측은 채널A 사건, 김건희 여사 어머니 최은순씨 사건, 김학의 전 법무부 장관 불법 출국금지 사건 처리에 일절 관여하지 않았거나 수사 내지 기소에 반대했다고 주장했다. 김 후보자는 윤석열 정부에서 좌천됐다며 ‘친윤’(친 윤석열)이 아니라고 밝히고,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검찰 개혁 원칙에 공감한다는 입장도 냈다.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중수청 출범이 코앞으로 다가오면서 청장 임명 절차를 더 미루기는 시간상 어렵게 됐다. 인사청문회 일정을 잡고 청문회를 열더라도 중수청이 문을 여는 10월 2일에 청장을 임명할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민주당 안에서도 이 대통령의 결단이 임박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용우 민주당 대변인은 지난 22일 국회방송 ‘국회라이브6’에 출연해 “제기된 김 후보자에 대한 여러 가지 사정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점검해서 신중하게 가져가겠다라는 부분이기 때문에 그렇게 봐주시면 되는데, 10월 2일 (중수청) 출범이 있기 때문에 그런 일정도 함께 고려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민주당 간사 이해식 의원은 지난 15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가) 인사청문요청서를 국회로 보낼 것”이라며 “짧은 시간 안에 다시 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장관이 또 한 명을 뽑아서 제청하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 않나”라고 말했다.
정부가 김 후보자에 대한 청문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여당 강경파의 반발에 부딪히겠지만, 청문요청으로 임명권자인 이 대통령의 의지가 드러난 만큼 임명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 대통령이 반대 목소리를 받아들여 새 후보를 찾을 가능성도 남아 있다. 다만 결단이 늦어질수록 상황은 더 나빠질 수 있어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새 후보를 찾으면 중수청이 청장 없이 문을 여는 것이 확실시되고, 결단이 늦어질수록 청장 공백기도 길어진다.
중수청 개청 준비단 관계자는 “어떤 쪽이건 이번 주에는 결론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청문회가 열리면 김 후보자가 자신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 상세히 설명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