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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넬 모델·의사·태국 공주·영화배우…이색 직업 선수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본업을 두고 운동을 병행하는 선수들이 여럿 출전한다. 홍콩 배구 세터 쑤언예퉁은 현직 모델이고, 인도 마라톤 대표 카르케라는 정형외과 의사다. 태국 국왕 차녀 나리랏 공주는 승마에 나서고 단복을 직접 디자인했다.

나고야=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는 45개 국가올림픽위원회(NOC) 소속 1만798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참가 인원이 워낙 많은 만큼 전문 선수뿐 아니라 본업을 따로 두고 운동을 병행하는 선수들도 적지 않다.

지난 16일 한국 여자배구대표팀과 맞붙은 홍콩 여자배구대표팀의 세터 쑤언예퉁은 현직 모델이다. 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운동선수 활동과 모델 활동을 병행했다. 지난해엔 홍콩에서 열린 샤넬 봄 컬렉션 패션쇼에 서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보그 홍콩과 인터뷰에서 "중학교 재학 시절 용기를 내 에이전시에 연락했고, 모델의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며 "모델 활동은 배구처럼 체계적인 시스템이 있는 것이 아니고 즉흥적인 포즈를 취해야 하는 만큼 내성적인 내게 큰 도전이었다"고 말했다.

육상 남자 마라톤에 출전하는 인도 국가대표 카르틱 자이라지 카르케라는 정형외과 의사다. 취미로 마라톤을 시작한 카르케라는 최근 2시간 13분 10초의 개인 최고 기록이자 인도 역대 세 번째로 빠른 기록을 거두면서 아시안게임 출전권을 획득했다.

인도 뭄바이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카르케라는 2016년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 러시아로 떠났고, 그곳에서 육상에 빠져들었다. 그는 인디아 투데이와 인터뷰에서 "당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수업이 온라인으로 전환되면서 대학교 기숙사 근처 운동장에서 거의 매일 달렸다"며 "때로는 20㎞ 이상을 뛰면서 자연스럽게 실력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2021년과 2022년 러시아 대학 육상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2023년엔 모스크바 하프마라톤에서 6위를 차지했다. 인도로 돌아온 뒤에는 레지던트로 근무하면서도 수면 시간을 쪼개 마라톤 훈련을 병행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케냐에서 전지훈련을 하기도 했다.

그는 "한때 아버지께서는 학업과 선수 활동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실 만큼 반대가 심했다"며 "이제는 누구보다 든든한 지원자다. 이번 대회에서도 나고야에 오셔서 응원하실 예정"이라고 말했다.

홍콩 야구대표팀의 내야수 후쯔퉁은 배우 겸 가수로 활동한다. 야구 선수 활동을 하던 후쯔퉁은 연예계로 전향해 많은 영화에 출연하며 인기를 끌었고, 최근 운동을 다시 시작한 뒤 홍콩 야구대표팀에 재합류했다.

그는 지난해 주간지 명보와 인터뷰에서 "운동을 하면서 영화 구룡성채 마지막 편 촬영을 병행해야 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고강도 훈련을 하면서 꿈을 향해 모든 것을 쏟아냈다"며 "선수 활동은 이번 대회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010 광저우 대회와 2014 인천 대회에서도 홍콩 야구 대표팀의 일원으로 출전했다.

태국 승마 마장마술 국가대표인 시리완나와리 나라랏타나 라차깐야는 태국 왕실의 공주다. 일명 나리랏 공주로 불리는 그는 마하 와찌랄롱꼰(라마 10세) 현 태국 국왕의 차녀로, 패션 디자이너이자 배드민턴, 승마 선수로 활동하고 있다. 2006 도하 대회에서는 배드민턴, 2014년 인천 대회에서는 승마 선수로 출전했다. 그는 이번 대회 태국 대표팀 단복을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다.

홍콩 빠델 여자 국가대표 천윙야우는 금융계에 종사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를 졸업한 천윙야우는 투자 자문회사인 캐럿 프라이빗 캐피털 리미티드에서 임원급으로 근무하고 있다. 테니스와 스쿼시를 결합해 '약식 테니스'와 유사한 종목인 빠델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신생 종목이다.

초등학생도 이번 대회에 출전한다. 일본 e스포츠 뿌요뿌요 국가대표 구리하라 유키는 현재 초등학교 5학년에 재학 중이며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