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 22명이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대비태세와 억지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고 미국의 소리(VOA)가 16일 보도했다.
미 하원 민주당 의원 22명, 트럼프에 한미훈련 축소 철회 촉구
미국 하원 민주당 의원 22명이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 축소가 대비태세와 억지력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결정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의 소리(VOA)가 16일 보도한 지난 9일자 공동서한에서 의원들은 사전 통보 없는 일방적 조치가 73년 동맹을 압박하고, 한미 불화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하원 외교위원회의 그레고리 믹스 민주당 간사를 비롯한 민주당 하원의원들은 지난 9일 트럼프에게 공동서한을 보내 한미 ‘을지 자유의 방패’(UFS) 훈련 축소 결정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하원 외교위원회는 11일 공식 발표에서 같은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고, 한국계 데이브 민 의원과 아미 베라·톰 수오지·그레이스 맹 등 친한파 의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의원들은 서한에서 트럼프가 한국에 사전 통보를 하지 않고 훈련을 일방적으로 ‘중단했다’며 “이로 인해 73년간 이어진 동맹이 압박을 받고, 한반도의 대비태세와 안보, 억지력이 약화할 위험이 커졌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한국과 양자·다자 군사훈련을 계획대로 실시하고, 훈련을 다른 양국 현안과 연계하지 않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라고도 요구했다.
북한으로부터 아무런 상응 조치도 받지 않은 채 훈련을 축소한 것은 일방적인 양보라며, “한미 간 불화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지적했다. 서한은 “연합훈련 중단이라는 일방적인 양보에 대해 아무런 대가도 얻지 못하고 북한 김정은에게 우위를 내주게 됐다”며 한국과 협의 없이 공개 발표한 점에 깊은 실망을 표했다고도 전했다.
의원들은 훈련 축소 결정이 한국이 미국의 대이란 군사작전에 동참하지 않은 데 대한 트럼프의 불만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결정 배경에 북한이 미국에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잘못된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는 지적도 담겼다.
사전 협의 없는 결정이 동맹에 대한 신뢰를 훼손해 한국이 약속한 3500억 달러(약 47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재고하게 만들 수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안감이 한국 내 자체 핵무장론을 강화해 지역 안보와 핵 비확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도 주장했다. “한국은 물론 인도·태평양 전역의 동맹국이 미국의 방위 공약에 심각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며 중국의 영향력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협력을 어렵게 만들고, 한국 내 핵 보유를 원하는 세력을 대담하게 만들 수 있다고 했다.
의원들은 “북한은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더욱 강화해 미국은 물론 우리의 동맹인 일본,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며 러시아·중국과의 확대된 동반자 관계 때문에 한미 간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초 11일간 진행될 예정이었던 올해 을지 자유의 방패 훈련은 트럼프의 지시로 닷새로 단축돼 지난달 17일부터 21일까지 실시됐으며, 일부 야외기동훈련이 취소되거나 모의훈련으로 전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자신의 SNS에 한미 연합훈련 대폭 축소를 지시한 바 있다.
앞서 상원 군사위원회 소속 마크 켈리 민주당 의원과 톰 틸리스 공화당 의원도 훈련 축소 결정 철회를 요구했다. 두 의원은 외교와 억지력은 서로 충돌하지 않으며, 신뢰할 수 있는 대북 외교도 충분한 역량과 대비태세를 갖춘 한미동맹이 뒷받침할 때 강화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