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교통망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면서 민간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군수물자 이동을 방해하는 동시에 경제·민간 물류를 압박해, 전쟁을 이어갈 국가의 능력을 약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우크라 열차 이어 버스도 피격…젤렌스키 "잔혹 행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교통망을 겨냥한 공격을 이어가며 민간 인명 피해가 늘고 있다. 16일 니코폴 인근 여객 버스 드론 공격으로 5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고, 미콜라이우 여객 열차도 피격됐으나 168명은 대피해 부상자는 없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군사적 논리가 없는 잔혹 행위라며 대러 제재 강화를 촉구했다.
우크라이나 경찰에 따르면 16일(현지시간) 이른 아침 남부 전선 인근 도시 니코폴 근처에서 여객 버스를 겨냥한 드론 공격이 발생해 5명이 사망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전했다.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주 올렉산드르 한자 주지사는 이번 공격으로 7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남부 미콜라이우 지역의 여객 열차도 러시아 드론 공격을 받았다고 헤오르히 레셰틸로우 지사 대리가 밝혔다. 그는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승객과 승무원 168명 전원이 대피했으며 부상자는 없었다고 전했다. 첫 공격 이후 열차가 두 차례 더 공격받았다고 덧붙였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미콜라이우 열차 공격 외에 폴란드 국경 인근 코벨에서 기관차 한 대가 공격받았다고 밝혔다. 소셜미디어에서 "여기엔 어떤 군사적 논리도 전혀 없고 그저 또 다른 잔혹 행위일 뿐"이라며 미국과 유럽에 대러시아 제재를 강화하라고 촉구했다.
러시아는 지난 12일에도 폴란드 국경에서 불과 2㎞ 떨어진 우크라이나 지역을 공습했다. 이 여파로 폴란드 바르샤바로 향하던 여객 열차의 기관차가 파손됐다. 공격당한 열차에 앞서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총리와 칼 빌트 전 스웨덴 총리가 탄 열차가 이 지역을 통과한 사실이 알려지며, 애초 이 '외교 열차'가 러시아 드론의 표적이었을 수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들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하고 돌아가던 길이었다.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영공이 폐쇄되면서 육로 교통망은 우크라이나 군과 민간에 필수적인 교통수단이 됐다. 우크라이나는 철도망으로 군 병력과 군수물자를 전선에 이동시키고 있다. 러시아는 전쟁 수행 능력을 약화하기 위해 철도역, 차량기지, 기관차 등을 표적으로 삼고 있다. 동시에 우크라이나인들의 경제 활동과 민간인 이동을 방해해 경제·사회 시스템을 압박하려는 의도로도 보인다.
우크라이나 철도 당국은 러시아가 올해 우크라이나 철도 공격을 강화하면서 여객 열차 120량과 기관차 304대, 철도역 34곳이 공격받았다고 로이터 통신에 밝혔다. 연초부터 러시아가 총 1천700곳의 철도 시설을 공격했으며, 이는 지난해 1천206곳, 2024년 842곳보다 증가한 수치라고 덧붙였다.
안드리 시비하 우크라이나 외무 장관은 "러시아군은 여객 열차, 기관차, 역, 철도 노선이 민간인 이동과 대피, 우크라이나 경제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알면서도 이를 공격하고 있다"고 엑스(X)에 적었다. 이어 "이는 사람들을 체계적으로 사냥하는 행위이자 민간인의 삶을 마비시키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