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에서 미국 워싱턴행 전용기에 오르면서 2박3일 방미 일정에 들어갔다. 11년 만의 국빈 방문이다.
시진핑, 2박3일 방미 돌입…트럼프와 AI·무역 담판 주목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3일 베이징에서 워싱턴행 전용기에 오르며 11년 만의 국빈 방미에 들어갔다. 24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무역 휴전’ 연장과 인공지능(AI) 안전장치가 핵심 의제로 거론된다.
시 주석은 현지시간 24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이후 약 4개월 만이며, 트럼프 2기 출범 이후 세 번째 미중 정상회담이다.
양국 정상은 갈등을 전면 해소하기보다 지난해부터 이어온 ‘무역 휴전’을 연장하고, 인공지능(AI) 등 경쟁 분야에서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두는 쪽으로 관계를 관리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회담을 앞두고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AI 사고 통보체계와 무역 협의 방안을 논의한 만큼, 두 정상이 합의를 어느 수준까지 끌어올릴지가 관심사다.
다만 첨단 AI 반도체와 관련 장비에 대한 미국의 대중국 수출 통제는 별도 사안으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이번에 논의되는 AI 협의 메커니즘에 첨단 AI 칩과 반도체 장비 수출 통제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희토류 등 핵심광물 공급에 대해서도 미측 당국자들은 최근 고위급 협상 이후 별도 진전을 언급하지 않았다.
워싱턴 회담에서도 베이징 회담처럼 충돌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작은 분야에서 합의를 쌓는 방식의 휴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AI 모델이 통제 불능이 되거나 심각한 사고가 났을 때 양국이 서로 통보하는 안전장치를 중국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통신은 AI 패권 경쟁이 이번 회담의 핵심 현안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이 AI 발전을 경제·군사 경쟁력의 중요 요소로 보지만, 첨단 반도체에 대한 중국의 접근, 미국 기술 복제 의혹, AI 산업 규제에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고 로이터는 짚었다.
중국은 미중 경제수장 사전 회담과 관련해 관영 신화통신 등을 통해 양측이 AI를 논의했고 솔직하고 심도 있으며 건설적인 의견교환을 했다는 사실만 전했다. 구체 의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입장 차는 수행단 구성에도 반영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문가들을 인용해, 중국이 AI 핵심 인재 보호를 위해 시 주석 방미 수행단에서 딥시크·문샷 등 주요 AI기업 수장을 빼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무역에서는 지난해 부산 정상회담을 계기로 형성된 ‘무역 휴전’의 연장 여부와 농산물, 에너지, 희토류 수출이 주요 의제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됐다.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두 등 농산물 수출은 합의가 이뤄질 수 있는 분야로 꼽힌다.
싱가포르 연합조보는 양국이 AI·투자·무역 협상을 진전시키고 있다면서도, 미국이 중국의 ‘희토류 카드’ 포기를 압박하는 대신 더 긴 무역휴전을 제공하는 방안을 놓고 줄다리기를 벌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만과 이란도 지정학적 현안으로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로이터는 소식통들을 인용해 시 주석이 1982년 미중 ‘8·17 공동성명’을 근거로 미국에 대만 무기 판매 중단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AP는 미국의 대이란 고립 전략이 교역 권리를 주장하는 중국의 입장과 맞서고 있다고 짚었다.
‘북미대화’를 위한 중국의 역할에 관한 의견교환 여부도 관심사다. 미국의 전직 고위 당국자 등은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미중의 전략적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만큼, 이번 회담에서 북한 문제와 관련한 구체적인 새 합의가 나올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망한 바 있다.
미국 측은 11년 만의 국빈 방문인 점을 감안해 최고 수준의 의전을 준비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현지시간 23일 오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합동기지에 직접 나가 시 주석을 영접할 예정이다. 미국 대통령이 외국 정상을 공항에서 직접 맞는 것은 이례적이다.
24일에는 백악관 공식 환영식과 의장 행사에 이어 정상회담이 열리고, 저녁에는 시 주석 부부를 위한 백악관 국빈 만찬이 진행된다. 방미 마지막 날인 25일 오전에는 백악관에서 차담을 한 뒤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함께 방문할 예정이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방문에서 양국 정상이 미중 관계와 세계 평화·발전에 관한 주요 문제를 놓고 심도 있게 의견을 교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