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에서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 삭제를 요구했다.
다카이치, 유엔 첫 연설서 패전국 '적국 조항' 삭제 요구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2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총회 첫 연설에서 유엔 헌장의 적국 조항 삭제를 요구하고 안보리 개혁을 주장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 등에 따르면 취임 후 처음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다카이치 총리는 제2차 세계대전 패전국에 대한 유엔 창설국의 군사 행동권을 규정한 '적국 조항'의 조속한 삭제를 요구했다.
적국 조항은 제2차 세계대전 승전국들이 독일, 일본 등 패전국의 군사 도발이 재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의 허가나 선전포고 없이도 군사적 조처를 할 수 있도록 허용했던 규정이다.
앞서 지난해 11월 다카이치 총리가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을 내놓은 뒤 중국은 이를 근거로 일본에 대한 군사적 대응 정당성을 주장했다. 일본은 이 조항이 유엔 총회 결의를 통해 이미 사문화됐다는 주장을 펴왔다.
다카이치 총리는 연설에서 안보리 개혁도 주장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거론하며 미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중국 5개국으로 이뤄진 상임이사국과 비상임이사국 회원국 수를 모두 확대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이번 연설은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국제사회에서 중국의 실력 확대를 견제하고 방위력 확대를 노리는 일본의 국제적 입지를 강화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이 전수방위(타국의 공격을 받은 경우에만 방위력 행사) 원칙에 근거해 평화 국가로서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일관되게 기여해 왔다"고 언급했다. 유일한 전쟁 피폭국으로서 '핵무기 없는 세상'을 향한 노력을 주도하는 것을 자국 사명으로 생각한다며, 핵무기 보유국과 비보유국이 모두 참여하는 핵확산금지조약(NPT) 체제의 유지와 강화에 힘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연설에서 러시아와 북한 간 군사 협력에 따른 핵·미사일 기술 확산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